영업이익률 80% '게임 잭팟'…"5년내 세계 1위 되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내 게임업계에 '괴물'이 나타났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이름의 스마일게이트가 경이에 가까운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은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대박이 났다. 지난 8월 중국에서 역대 최고 동시접속자 수 300만명을 돌파한 것.중국 유통을 맡고 있는 텐센트와 이 게임의 해외 판권을 가진 네오위즈게임즈의 매출을 합하면 올해 크로스파이어의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2 118만대를 판매하는 것과 맞먹는 셈이다. 북미,베트남 등에서도 FPS게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2009년 매출 261억원,2010년 815억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 매출은 올해 1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1467억원으로 이익률이 80%가 넘는다.
스마일게이트는 권혁빈 사장(38)이 이끌고 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개발자 출신이다. 대학 4학년 때 삼성전자 입사기회를 뿌리치고 창업을 택했다. 1999년 이러닝 솔루션업체인 '포시쏘프트'를 차려 업계 1위까지 올렸다. 2001년 회사를 동업자에게 넘기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 게임 시장에 눈을 떴다. 2002년 스마일게이트로 두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만난 권 사장은 "계획한 전략대로 잘 진행된다면 스마일게이트는 5년 안에 세계 1위 게임회사가 될 것"이라고 똑부러지게 말했다.
▼크로스파이어의 성공 요인은.
"마이크로 트렌드를 메가 트렌드로 만들 때 히트 상품이 나온다. 크로스파이어도 마찬가지다. 10년 전 동남아의 PC방에서 '카운터스트라이크'라는 총쏘기 게임을 이용자들이 직접 조작해 네트워크로 즐기는 것을 봤다. 이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처음부터 온라인 기반의 FPS 게임 개발에 착수했다. "
▼해외 시장에선 어떻게 성공했나.
"FPS 같은 캐주얼 게임은 대규모로 이용자를 몰아줄 수 있는 배급사(퍼블리셔)가 필요하다. 중국 파트너사인 텐센트는 6억명 이상의 회원을 갖고 있는 인터넷 메신저 큐큐메신저 등을 보유해 커뮤니티가 강한 회사다. 실행력도 강하기 때문에 최적의 파트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했나.
"업계 최초로 중국에 개발팀 수십명을 보내 몇 달 동안 현지화에 주력했다. 중국 시장에 맞춰 '무료 게임+부분 유료화' 요금제를 도입했다. 이 수익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계속 게임을 즐기고 아이템을 꾸준히 구입해야 한다. 그래서 사용자들의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가해왔다. "
▼5년 내 글로벌 게임 1위 기업 등극이 가능한 목표인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앞으로 세계 시장이 요구하는 게임을 두루 내놓을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승승장구하는 경쟁자를 상대하기보다는 기름진 시장이지만 좀 더 만만한 상대들이 있는 곳을 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야구 · 액션 · 골프 게임 등을 개발하고 있다. SG인터넷이라는 게임유통 전문회사도 설립했다. 초기에는 타깃이 명확하고 이용자의 로열티가 높은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만 서비스할 예정이다. "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최근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는데.
"지난 1년 동안 200억원을 들여 게임개발사를 인수하면서 조직 내 균형이 무너졌다. 머리는 작고 몸만 커지는 괴물의 형상이 되기 쉽다. 큰 회사에서 인재들이 이탈하는 이유는 비전을 제대로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주사 중심으로 비슷한 성격의 회사를 묶고 있다. "
▼최근 MVP창업투자는 왜 인수했나.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MVP창업투자는 '객관적인 안테나' 역할을 하면서 회사에 경고 메시지를 주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
"한 외국 기업이 우리 회사를 1조5000억원에 인수하려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몇몇 업체들이 관심을 표명했지만 구체적인 액수를 이야기한 적은 없다.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상장할 계획도 없다. 다만 SG인터넷은 기업공개(IPO)를 할 의향이 있다. "
▼나름의 경영원칙이 있다면.
"칭기즈칸을 존경한다. 핵심 인재를 잘 활용했고 부하들에게 동기 부여도 잘 해줬다. 교역이라는 캐시카우를 선점한 것도 눈여겨보고 있다. "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