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서 아이폰4S 판매금지 소송 '맞불'

갤럭시탭 10.1, 호주서도 판매 제동 '가처분 3패'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소송전에서 세 번째 패배를 맛봤다. 지난 8월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에서 애플이 제기한 삼성제품 판매금지 가처분소송이 받아들여진 데 이어 호주 법원이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삼성전자는 현지 법원에 낸 본안소송 판결이 내려지는 내년 초까지 최소 6개월간 호주 시장에서 갤럭시탭 10.1을 팔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삼성전자는 즉각 강한 반격에 나서기로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외에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조만간 미국 법원 등에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디자인 이어 UI로 압박

호주연방법원은 13일 애플이 지난 7월에 갤럭시탭 10.1 판매를 막아달라며 낸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받아들였다. 재판을 담당한 애너벨 베넷 판사는 "애플 측의 주장 가운데 손가락을 이용해 터치스크린 위에서 화면을 작동하는 방식에 관련된 특허 2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는 게 인정된다"고 말했다.

애플이 문제삼은 특허는 독일 소송과 달리 디자인이 아닌 유저인터페이스(UI) 관련 특허들이다. 손가락을 두 개 이상 화면에 대고 움직였을 때 신호를 인식하는 '멀티터치'와 일정하지 않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유형별로 묶어 인식하는 '휴리스틱(발견 · heuristic)'기술 등이다. '멀티터치'는 스마트폰 앱 중 '피아노앱'을 작동할 때 여러 손가락으로 하나의 건반을 동시에 눌러도 소리를 내게 하는 기술이다. '휴리스틱'은 손가락을 움직이는 각도와 상관없이 사진파일을 넘기는 명령으로 인식하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특허소송 전략이 외관 디자인에서 유저인터페이스(UI)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으로선 애플과의 싸움이 갈수록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이인행 율민특허사무소 대표는 "애플은 최근 취득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UI 관련 특허를 앞세워 삼성을 공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새벽 미국 법원 결정에 촉각

호주법원의 판매금지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내년 초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갤럭시탭 10.1을 호주에서 팔 수 없게 됐다. 네덜란드에선 법원이 특허침해로 인정한 '포토 플러킹' 기술을 뺀 제품을 판매하는 특허회피 전략을 쓸 수 있었지만 호주에선 이 전략을 쓸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법원이 문제삼은 멀티터치는 AMOLED패널이 아닌 LCD패널을 장착한 제품에만 쓰이는 기술"이라며 "갤럭시탭 10.1은 갤럭시S2 등 삼성전자의 다른 제품과 달리 LCD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회피전략을 쓸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애플이 제기한 멀티터치,휴리스틱 기술 특허가 무효라는 소송을 곧바로 내는 방안과 함께 본안소송에서 뒤집기를 시도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전략이다. 갤럭시탭 10.1 대신 애플이 문제삼은 특허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갤럭시S2 LTE나 태블릿PC 신제품을 호주시장에 내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14일 새벽 미국에서 또 한 건의 중요한 가처분 소송 판결이 나온다. 애플이 지난 7월 삼성전자 갤럭시S와 갤럭시탭 10.1 판매를 막아달라는 소송에 대해 미국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조귀동/이태명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