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셀트리온 '실적의혹 제기' 그 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기사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겠습니다. 소송을 진행할 테니 각오하십시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14일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 셀트리온의 실적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셀트리온이 판매를 전담하는 특수관계 회사를 통해 실적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이후 셀트리온의 주가는 1주일 동안 12.38%(5600원) 하락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바이오 산업의 대장주인 만큼 주주들로부터 각양각색의 반응이 쇄도했다. 기자를 격려하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기사의 내용과 상관없이 원색적인 비판을 퍼붓는 메일도 많았다.

의아한 것은 기사가 나온 후 회사 측과 증권사들의 움직임이다. 회사 측은 기사가 나온 당일 오전 11시20분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사내용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셀트리온을 담당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3일 후 셀트리온에 대한 호재성 리포트를 쏟아냈다.

회사 측은 매출과 관련된 의혹이 회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지난해 테마섹의 투자가 기업가치에 문제가 없음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자회사의 매출 중 실적에 반영하기 힘든 부분이 있음은 인정했다. 호재성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본지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이전에 제기됐던 부분으로 주가에 반영된 악재"라며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시켰다. 한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이 1년 전 생산을 중단한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계약생산대행(CMO) 생산능력을 부각시켰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의 내년 실적호조를 전망하면서 그 근거로 "회사의 예측치와 개인적 직관"을 들었다. 일반적인 애널리스트의 기업분석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엇갈렸다. 14일 이후 외국인이 1700억원가까이 내다파는 사이 개인투자자들은 비슷한 금액을 순매수했다.

국내에서 세계 1위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업체가 나온다면 환영할 일이다. 11월과 12월로 예정된 셀트리온의 임상시험 종료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회사와 증권사들이 예상되는 리스크를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