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日 시장개입에 사흘 만에 반등…1110원
환율이 사흘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0.46%) 상승한 11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계기로 반등, 장 후반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주말보다 0.9원 내린 1104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오전 중 1100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추가 하락을 시도했지만 저가 매수세에 가로막히혀 다시 1100원대 중반으로 반등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있었다고 추정했다.

이후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과 유로화 급락 등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대내외 상황이 펼쳐지면서 환율은 장중 1111.6원까지 반등했다.

이 무렵 유로·달러 환율은 1.41달러대에서 거래되다가 장중 1.4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으며, 장중 반등했던 국내 증시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환율 시장에 개입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외환 당국이 환율 시장에 개입한 것은 지난 8월 3일 이후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은 사상최저치인 75.32엔까지 하락(엔화 강세)했다가 개입 이후 79엔 중반대까지 솟구쳤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전체적으로 단기 급락에 따라 누적된 부담을 덜어내는 조정장이었다"며 "장중 일본 당국의 환시 개입이 전반적인 미 달러화 강세를 이끌면서 서울 환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일본 외환시장은 당분간 강한 경계감을 형성하면서 상대적인 엔화 약세(환율 상승)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변 연구원은 "일본 당국의 개입 강도를 미뤄봤을 때 경계감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지력을 제공하는 정도로 엔고 추세를 전환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 달러화가 전반적인 약세 분위기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국제 공조 부분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서울 환시에 미치는 추가적인 영향도 제한적인 수준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45포인트(1.06%) 하락한 1909.03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128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오후 3시 18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79.28엔에, 유로·달러 환율은 1.39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