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그리스 우려 재부각에 사흘째 상승…1121.8원
환율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0.70%) 상승한 1121.8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장 내내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다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그리스 관련 낙관론이 떠오르면서 상승폭을 상당 부분 줄였다.

전날보다 17원 급등한 1131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이내 1132.3원까지 추가 상승을 시도했지만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에 상단을 가로막히며 1120원대 후반으로 거래 수준을 낮췄다.

이후 국내 증시와 유로화가 낙폭을 되돌리는 것을 확인하면서 나온 롱스톱(손절매도)성 매매에 1120.6원까지 상승폭을 반납했다.

지난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그리스 2차 지원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들이 원치 않을 경우 2차 지원안은 이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장 중에 그리스 의회의 정치적 타협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현재까지 그리스 문제는 정치적 이슈에 가깝지만 그냥 간과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아니다"라며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태에서 이후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관련 우려가 큰 문제없이 넘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 환시 환율은 1100~1130원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변 연구원은 "박스권 내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유럽 쪽에서 새로운 악재가 부각될 경우 환율은 1130원대 안착 후 1150원선까지 상단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62원(0.61%) 하락한 1898.01을 기록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3400억원가량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오후 3시 37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3742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8.10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