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선 '버냉키 효과'가 발휘되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추가 부양책 가능성 시사에도 불구하고 이틀째 하락, 1860선으로 후퇴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28.05포인트(1.48%) 떨어진 1869.96으로 장을 마쳐 이틀째 하락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추가 부양책 기대로 상승 마감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약보합권에서 장을 출발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모기지 증권 추가 매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외국인과 기관, 프로그램 매물이 점차 덩치를 불리며 코스피지수 발목을 붙잡았고, 이에 지수는 낙폭을 점차 키워가는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은 이틀째 매도 우위 기조를 지속, 42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도 1779억원어치 매물을 내놨다. 개인이 460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낙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 지수를 압박했다. 차익거래는 1943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576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2519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대다수 업종이 하락했다. 건설, 화학, 증권이 2% 넘게 떨어져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고, 전기전자, 운수장비, 금융 등이 뒤를 이었다.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등 일부 업종만이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1∼10위 종목이 모두 하락하는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내림세를 나타냈다.

LG전자가 1조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문에 LG그룹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LG전자가 13.73% 폭락했고, LG,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이 1∼9%가량 떨어졌다. LG전자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유상증자설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받아 이날 오후 6시까지 답변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7개 등 269개 종목이 올랐다. 565개 종목이 내렸고, 59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