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유럽발(發) 훈풍에 힘입어 사흘 만에 급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에 코스피지수는 장중 상승폭을 점차 확대, 5일 이동평균선(1903)을 회복했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58.45포인트(3.13%) 뛴 1928.41로 장을 마쳤다.

3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의 사실상 철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인하 등에 힘입어 미국 뉴욕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1910선을 회복하며 2%대 강세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장 초반 '팔자'를 나타내던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방향을 틀고 기관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지수는 상승폭을 확대, 1920선도 넘어섰다.

외국인이 67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흘 만에 '사자'로 돌아선 것이다.

기관도 4623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은 8222억원어치 주식을 대거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 지수를 밀어올렸다. 차익거래는 2151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1398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3549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전기가스를 제외한 전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화학 업종이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 긴축 완화 기대 등을 바탕으로 5% 넘게 뛰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기전자도 4.05% 강세를 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9개월여 만에 100만원대 주가를 회복한 덕이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만8000원(3.93%) 뛴 10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19일 장중 67만2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던 주가는 최근 'V자형' 반등세를 이어왔고, 이날 100만원선을 회복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2∼5%대 올랐고, 하이닉스도 6% 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 1∼10위 종목이 모두 오르는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1조원대 유상증자 우려에 급락했던 LG전자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0.81% 하락 마감했다. 이 밖에 전날 동반 급락했던 LG그룹주들은 하루 만에 반등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하우시스, LG이노텍, LG상사 등은 1∼8%가량 오름세를 나타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시 경감된 상황에서 중국 긴축 기조 완화 기대가 산업재 관련 업종의 주가 상승을 밀어올려 코스피지수의 상승폭이 컸다"며 "주식비중을 줄였던 일부 기관들의 추격 매수세가 유입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승종목수는 상한가 7개 등 706개에 달했다. 하한가 1개 등 147개 종목이 내렸고, 37개 종목은 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