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닷컴)화장실 오래 있으면 십중팔구 치질 걸린다.
-변비 때문에 장시간 화장실 이용, 치질 발생률 높아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치질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실내 외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혈관이 수축된데다 야외활동도 줄어 전반적인 혈액순환이 둔화되기 때문이다.이 같은 현상과 치질이 동반될 경우 치질 환자들의 통증은 더욱 커지게 된다.

치질은 추위와 무관하게 혈관을 지탱하는 항문 근육의 힘이 약해지는 중장년층에게 아주 흔한 질병이기도 하다.
체질상 치질이 잘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바로 변비 때문에 화장실 변기 위에 오래 앉아있는 사람들이다.이들은 습관적으로 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책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들어가 시간을 보내다 나오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이 같은 행동을 하면서 변을 보게 되면 항문이 지속적으로 힘을 받아 항문 쪽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고,내부 점막이 밀려 내려오면서 나중에는 십중팔구 치질이 발생한다.

치질은 항문 안쪽 혈관이 늘어나 혈관을 덮고 있는 점막과 덩어리가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다.정맥의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피가 고이면서 뭉치는 것이 원인이다.치질은 변비를 비롯해 자극성 강한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과다한 음주,항문 점막의 이상적 증식,임신,과로 및 극심한 스트레스가 쌓일 경우 발생할 확률이 높다.

급성기로 찾아오는 경우에는 부종과 함께 변을 볼 때마다 통증이 발생한다.이 때 열감,혈변과 함께 콧물 같은 점액의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만성적인 증상으로 휴지기에 들어간다면 출혈이나 통증은 줄어들지만 무리할 때마다 급성기의 증상이 재발하곤 한다.

치질은 직장암과도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치질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가볍게 생각하면 안된다.만약 치질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질전문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백광재 대장항문전문 희명병원 일반외과 진료과장은 “치질의 치료법은 약물이나 좌욕 등의 보존적 치료와 조금 더 적극적인 외과적 수술치료로 나뉜다”며 “최근에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치질을 완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과적 수술은 항문이 아프지 않도록 마취를 하고 속에 있는 치질덩어리가 잘 보일 수 있도록 항문을 크게 벌린 후 모든 치질을 육안으로 확인해가며 제거하는 방법이다.다른 치료법에 비해 완치율이나 안전도면에서 우수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질은 예방이 중요하다.딱딱한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사람의 경우 푹신한 방석을 깔아주고 틈틈이 자세를 바꿔주거나 일어서서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또 앉아 있는 동안 항문을 조여주는 ‘케겔’ 운동을 하는 것도 치질 예방에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