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다시 으르렁대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에 대해 슈퍼 301조 제재 조치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은 자국의 인권문제를 비판해온 미국 하원의원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미 의회가 설치한 미 · 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16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경쟁을 해치는 중국 정부의 기업 보조금 지급 문제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가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입을 막는 중국 정부의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정책과 관행을 개선토록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슈퍼 301조 제재를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 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중국 위안화가 향후 5~10년 안에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외국 기업,금융센터들과 위안화 사용 계약을 맺어 위안화 기축통화 야심을 위한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인권문제를 비판해온 미국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하며 역공에 나섰다. 중국 문제에 관한 의회 · 행정부 합동위원회 위원장인 스미스 의원은 가택연금된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을 면담하기 위해 비자를 신청했다.

의회 인권소위 위원장인 그는 중국 민주화 촉진법을 발의하고 중국의 인권침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지난 2일에는 중국의 인구 증가 억제 조치인 1자녀 정책에 깊이 관여한 사람을 포함,각종 인권문제에 연루된 중국 정부 인사들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의 왕바오둥 대변인은 "비자 발급은 주권행위에 속한다"면서 "중국의 법은 존중돼야 한다"며 비자 발급 거부에 대한 비난을 일축했다.


◆ 슈퍼 301조

1988년 8월 제정된 미국 종합무역법의 301조 조항.교역상대국이 불공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경우 보복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보복을 할 수 있게 돼 있어 '슈퍼 301조'라는 별칭이 붙었다. 1989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다 조지 H 부시 행정부 때 폐기됐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