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투데이] 유학수 코리아나화장품 사장 "코리아나 매각 안 해…화장품 '빅3' 탈환할 것"
1990년대 아모레퍼시픽,한국화장품과 함께 '빅3'로 불렸던 코리아나화장품.2001년엔 매출 34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더페이스샵,미샤 등 브랜드숍의 저가 정책과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의 고가 브랜드에 밀려 작년 매출은 1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미샤에 밀려 '넘버4'로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증권가에선 인수 · 합병(M&A)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창업자 유상옥 회장의 장남인 유학수 코리아나화장품 사장(51 · 사진)은 이에 대해 "그동안 사업이 부진해 주가가 낮으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주변에서 추측했던 것일 뿐"이라며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20일 밝혔다. 회사 지분은 유 회장(12.53%)과 유 사장(3.85%)을 포함한 특수관계인들이 24.31%를 갖고 있다.

유 사장은 또 "코리아나가 다른 기업을 인수할 계획도 당분간 없다"며 "우선 정도경영을 통해 적자였던 회사를 완전히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 이익을 낸 뒤 이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다시 '빅3'로 올라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1월 사장 취임 이후 겹치는 브랜드를 통합하고 조직을 개편,마케팅팀과 연구소를 중심으로 신규 화장품 브랜드 개발에 주력해왔다.

그는 내년 1월 회사를 대표할 만한 메가브랜드(연매출 1000억원을 내는 단일 브랜드)급의 신규 화장품을 론칭하기로 했다. 3년 넘게 공들인 '역작'이다. '스마트 스킨 사이언스' 컨셉트의 신규 브랜드는 줄기세포배양액 등 코리아나화장품의 특허성분을 넣어 안티에이징,화이트닝,모이스처 등 5~6개의 라인으로 나온다. 유 사장은 "내년 1월에 우선 2~3개 라인을 내놓고 헤라 · 오휘 등과 경쟁할 것"이라며 "내년 매출성장률 목표를 10%로 잡았다"고 말했다.

[CEO 투데이] 유학수 코리아나화장품 사장 "코리아나 매각 안 해…화장품 '빅3' 탈환할 것"
해외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는 "작년까지 적자였던 중국 합작법인 매출도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겨 내년부터는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이란 정부의 인증을 받아 내년엔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 수출할 예정이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는 3년째 자체 미백 성분(천녀목란)을 제공하고 있다. 유 사장은 "코리아나의 1년치 제품에 들어가는 양의 10배를 가져갈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체 생산 공장과 연구소,직접판매 유통망,정도를 걷는 영업을 통해 '명품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때 동업자였던 웅진코웨이가 지난해 화장품사업에 진출한 데 대해선 "웅진은 아직 경쟁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코리아나는 지금의 서울 서초동 본사를 이전하기 위해 지난해 말 광교신도시 바이오단지에 300평 규모의 땅을 30억원에 사들였다.

유 사장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을 좋아한다"며 "지금 반짝하는 회사는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우리는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동 본사에는 유 회장이 자필로 쓴 '해봐'라는 문구와 올해의 경영지표인 '일어서기'라는 문구의 액자가 곳곳에 걸려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