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등 5개 중앙銀, 유럽에 돈 푼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응하기 위한 공조에 나섰다. 달러화 스와프 금리를 낮추고 미국은 달러를 무제한 공급키로 했다. 위기에 몰린 유럽은행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해주기 위한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도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해 3년 만에 지급준비율을 인하, 글로벌 중앙은행 공조에 힘을 보탰다.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캐나다 등 5개국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은 30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 중앙은행(Fed)이 5개국 은행과 맺고 있는 달러스와프 협정에 적용하는 금리(1일)를 현재 100bp(1%포인트)에서 50bp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달러스와프 협정은 자국 통화를 예치하고 달러를 빌려다 쓰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단기 자금을 빌릴 때 물어야 하는 금리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저금리 달러스와프 계약의 시한은 2013년 2월1일까지다.

미국을 제외한 5개국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통화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3개월 만기 달러 대출을 무제한 실시키로 했다. 이와 관련, ECB는 “1주일에서 3개월 만기의 달러 유동성을 저금리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Fed와 맺은 스와프 계약을 통해 확보한 달러를 유럽지역에 풀어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융회사를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ECB는 7일부터 저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사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밤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은행의 공조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이 협조해 만전의 체제를 만드는 것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또 시중은행들이 어떤 통화로도 즉시 달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보증을 서기로 했다. 달러를 상업은행들에 대출해줌으로써 은행 간 달러 대출 경색을 완화하겠다는 뜻이다.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함으로써 가계와 기업의 유동성 압박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Fed는 “현재 미국 금융회사들은 단기 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유동성 공급 지원수단을 다양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미국으로 몰려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중앙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각국 주가는 급등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독일과 이탈리아의 상승률은 4%까지 치솟았다.

한편 유럽 재무장관들은 각국 정부가 은행의 장기부채를 보증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김용준/정성택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