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美 대북제재 조정관 "한국도 이란제재 동참을"
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사진)은 5일 대 이란 추가제재와 관련, “미국은 전 세계 친구들에게 우리의 행동에 동참해 이란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을 요청해왔다”며 “한국도 우리와 함께 통일된 메시지를 보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 이란 제재에 한국 정부가 적극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서울 남영동 주한미대사관 공보관(IR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란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이제 전 세계의 모든 동맹국들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대 이란 제재 방향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국가들에 다른 대안을 찾도록 격려하는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 정부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 필요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수요에 간섭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란이 원유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들기를 원하며 다른 나라들이 이란으로부터의 대량 원유 수입을 자제해주기를 부탁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대이란 압박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원유수입 중단카드도 꺼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그렇지만 원유 부문의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큰 만큼 수입 자제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원화 계정을 통한 원유 거래 방식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우리나라의 4대 원유 수입 대상국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원유 수입량의 8.5%가 이란에서 수입됐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기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추가적인 제재 조치 여부를 검토 중이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