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13일 526명이 등록을 마쳤다. 선거일 120일 전에 시작하는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게 되면 제한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 신인들에겐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선거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이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에선 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출전 채비를 하고 있다.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대구 중남)과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부산 영도),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전북 전주 완산을), 김석기 전 주오사카 총영사(경북 경주), 윤재옥 전 경기경찰청장(대구 달서을)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형준 전 대통령 사회특보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부산 수영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정진석 전 정무수석은 16·17대 지역구였던 충남 공주연기 복귀 혹은 서울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동관 전 언론특보와 유인촌 전 문화특보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비서관을 지낸 함영준 서울문화연구원 대표(서울 강동갑), 이상휘 홍보기획비서관(경북 포항북), 김연광 전 정무비서관(인천 부평을), 정인철 전 기획관리비서관(경남 진주갑) 등도 나설 예정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강원 원주 출마설이 나돈다. 김덕룡 전 국민통합특보도 총선 출마 의지가 있지만, 여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점이 변수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해진 특임차관과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야권에선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간 통합정당이 출범하면 시민사회 인사가 대거 수혈될 전망이다. 이용선 남윤인순 김기식 시민통합당 지도위원과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의 출마가 거론된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에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부산에서,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지역구(서울 동작을)에서 각각 나선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서울 중랑을)과 황창화 전 총리실 정무수석(서울 노원병)도 출마한다.

민주당 당직자로는 김영근 부대변인(전남 장흥 영암 강진)이 표밭을 다지고 있고, 김현 부대변인은 비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유은혜 전 수석부대변인(고양 일산 동), 허동준(서울 동작을) 전 부대변인 등이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486 인사’들도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인영 최고위원, 우상호 오영식 임종석 전 의원 등이 자신의 옛 지역구에서 표밭을 다지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 예비후보자등록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선거일 120일 전부터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이 가능하다. 예비후보자는 기탁금 300만원을 납부해야 하며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3명 이내의 사무원을 고용할 수 있다. 명함 배부, 전자우편 및 문자메시지 발송, 선거구 내 총 세대수의 10% 범위에서 홍보물 발송 등도 가능하다. 또 후원회를 설치해 1억5000만원까지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