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돌리면 기본 네잔…1년에 213바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과음’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간 한 번 이상 ‘폭탄주’를 마신 국민도 10명 중 3명에 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주류 섭취량 및 소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술을 마셔야 할 경우 남자는 40g(소주 5잔), 여자는 20g(소주 2.5잔)을 하루 적정 알코올 섭취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남자는 알코올 60g(소주 8잔·‘소폭’ 5잔), 여성은 40g(소주 5잔·‘소폭’ 3잔) 이상 섭취하면 ‘고위험 음주(과음)’로 규정하고 있다.

식약청 조사 결과 대상자 1000명 중 626명은 최근 1주일 안에 술을 마셨고, 412명은 WHO가 제시한 권장량 이상 마셨다. 1주일에 한 번 이상 과음한 응답자는 26.5%, 두 번 이상은 17.3%였다. 남자는 주 2회 과음을 한다는 응답이 26.7%로 여성(7.7%)의 4배에 달했다. 과음할 때 마시는 술은 소주가 66.3%로 가장 많았고 맥주(20.8%) 포도주(2.9%) 탁주(2.6%) 순이었다. 독주의 대명사인 위스키는 1.4%에 불과했다.

1000명 중 929명은 최근 1년 이내에 한 잔이라도 술을 마신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은 71명에 불과했다. 음주자들이 최근 1년간 마셔본 술(중복 응답)로는 맥주가 92.9%로 가장 많았고, 소주(87.2%) 막걸리(52.5%) 복분자주(26.8%) 위스키(25.6%) 포도주(25.4%) 매실주(21.0%) 청주(15.0%) 순이었다.

최근 1년간 한 번 이상 폭탄주를 마신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314명에 달했다. 폭탄주 음용 경험자(31.4%)가 맥주와 소주 막걸리 다음으로 많았다. 이 중 94.6%(297명)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폭’, 22.6%(71명)가 위스키와 맥주를 섞은 ‘양폭’을 마셨다고 답했다.

'소폭' 돌리면 기본 네잔…1년에 213바퀴
폭탄주를 즐기는 이들은 소폭을 1회 평균 4.1잔, 양폭은 4.6잔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주1회를 기준으로 연간으로는 소폭 213잔을 마신 셈이다. 소폭 한 잔(200㎖ 기준)의 알코올 함량은 13.4g, 양폭 한 잔은 15.7g이다. 소폭 1회 평균 음주량인 4.1잔의 알코올 함량은 55g으로 과음 기준에 육박한다.

음주 시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요령을 실천한다는 응답 비율은 비교적 낮았다. 술을 마시기 전에 물 등을 섭취하는 응답자는 16.8%, 식사와 함께 음주하는 응답자는 17.9%에 불과했다. 김우성 식약청 연구관은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은 술을 한 번에 많이 마시는 반면 건강에 도움이 되거나 음주량을 줄이는 요령은 잘 지키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