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승마·식품…말산업 통합, 5년내 10만마리 길러내겠다"
“4~5년 내에 말 10만마리를 길러내겠습니다. 경마뿐만 아니라 승마와 말 식품 및 가공산업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말산업을 육성하는데 마사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취임 3주째를 맞은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14일 과천의 서울경마공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마사회가 변화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답게 장 회장은 전임 마사회장들과 달리 효율성을 중시하며 조직에 성과중심주의를 도입할 것을 공언했다.

장 회장은 “마사회는 공기업이지만 수익성도 도외시할 수 없다”며 “경영 성과가 가장 뛰어난 1등 공기업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부서평가, 직원평가에서도 성과를 최우선으로 할 생각”이라며 “마사회에 성과주의경영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 회장은 전국에 경마장 3곳과 목장 2곳, 지점(장외발매소) 31곳 등 풍부한 인프라를 활용해 다양한 수익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직원들의 마인드나 조직의 틀 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인력면에서도 효율적으로 작동되도록 구체적인 방안들을 강구할 생각입니다.”

말산업의 중심 기업으로서 마사회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도 내놓았다. 장 회장은 “현재 한국에 말이 총 2만8000마리 있는데 제주에 2만2000마리가량 있고 내륙엔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말을 무조건 기르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말 생산 농가가 팔 시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특히 경마와 승마를 강조했던 전임 회장들과 달리 말 식품과 말의 부산물을 이용한 가공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말은 소재산업 측면에서 봤을 때 의약품이나 화장품으로도 활용하기에 좋습니다. 말 부산물의 효능을 연구하고 사업화하는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아직은 대중화되지 못한 말고기, 말기름, 말비누 등 말 가공산업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데 마사회가 역할을 제대로 할 것입니다.”

그는 내년에 설립할 사회적기업 중 일부를 말 고기 유통과 가공을 지원하는 인프라 업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종마법인도 신설하겠다고 했다. 종마법인은 민간 교배사업과 말 수출사업 등을 주도하는 비영리재단 형태로 운용할 계획이다. 정부 출연금 200억원을 받아 내년 상반기 중 법인을 세우고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승마 대중화를 위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신개념 말체험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지역별로 승마도 하고 경주도 해볼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주말엔 제한적으로 경마 중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찾아보겠습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을 바탕으로 지역별 말 관리의 중심 지역을 키워나가는 거죠.”

또 골프장과 연계한 승마장을 만들겠다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골프가 사양 산업이 돼가는 상황에서 골프장들이 승마장을 세우고 말 산책로를 만들면 승마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가족이 함께 즐기는 경마장을 만들기 위해 서울경마공원에 가족석을 1만석가량 설치할 계획도 내비쳤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