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하이트 진로, '드라이피니시d' 느낌으로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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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뒷맛 설명이 필요해?
원빈 모델'서핑 편'
감각적인 영상 통해 날카로운 극점에 선 설렘·시원한 느낌 전달
원빈 모델'서핑 편'
감각적인 영상 통해 날카로운 극점에 선 설렘·시원한 느낌 전달
맛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맛이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음식을 소재로 하는 광고가 가진 어려움이 있다. 도대체 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맛을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이것은 거의 모든 식품 광고의 난제이자 관건이다. 즉 음식이란 우리가 흔히 ‘엄마의 손맛’이라고 말하듯, 100명에게 100가지 다른 느낌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집집마다 사람마다 다 다른 주관적인 맛이 표준화한 맛으로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게 될 때는 그 속에서 객관적으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맛의 이미지를 ‘창출’해내야 한다.
술도 마찬가지다. 술이 모두 집에서 담가 먹던 가양주 범주에 있을 때는 그 다양성이 맛의 근간이었다. 와인은 바로 이 다양성으로 승부하는 술이다. 따라서 한 개의 제품이라도 빈티지에 따라 다른 맛이 오히려 강점이 되었다.
맥주도 역시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와인과는 사정이 다르다. 저마다의 브랜드가 가진 특징적인 맛들이 시장에 나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만 그 맛이 달라지는 것이 강점이 될 수는 없다. 즉 일정한 맛이 맥주가 가진 브랜드의 힘이라는 점에서 그 특징이 무엇인가는 그 제품이 갖는 시장성의 거의 전부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에서 출시한 ‘드라이피니시d’는 그래서 그 맛의 특성이 제품명이 되었다. ‘드라이피니시’, 풀어서 말하면 ‘깔끔한 뒷맛’ 혹은 ‘끝까지 깔끔한 맛’이 이 새로운 맥주 맛의 핵심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 맛을 어떤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인가. 치열한 맥주시장에서 새롭게 론칭하는 맥주에 있어 이 ‘차별화’는 어쩌면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초반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에는 그래서 이 ‘깔끔한 뒷맛’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담겨져 있다.
‘테라스 편’에서 ‘마침내 맥주, 피니시를 주장하다’는 조금은 티저 같은 모호함을 제시한 후 ‘요트 편’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들어간다. ‘맥주의 시원함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그것이 ‘온도’도 ‘탄산’도 아닌 ‘피니시’라는 걸 요트의 이미지와 더불어 설명한다. ‘클럽 편’에서는 클럽에서 춤을 추는 젊은이들을 이미지화하면서 병에 남은 맥주에 초점을 두었다. ‘다 마신 맥주병을 클럽에서 본 적 없다’는 문구로 문제 제기를 한 후 답변이 제시된다.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그건 그 맥주들의 피니시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드라이피니시d’의 맛을 어필한다. ‘샤프하다. 끝까지!’ 소재는 다르지만 이 초반의 광고들은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기존 맥주 맛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거기에 ‘피니시’가 새로운 답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질문(문제 제기)-답변 형식을 사용한 것은 물론 ‘맛의 차별화’가 ‘드라이피니시d’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실 맥주시장에 새로운 맥주를 론칭하는 데 어떤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아무런 설명 없이 이미지만으로 맛을 어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론칭 이후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들이 일정 부분 설명의 틀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설명이 된 후 원빈을 모델로 새롭게 시작한 광고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원빈이 걸어 나오면서 이제는 정반대의 질문을 한다. 즉 “‘드라이피니시d’의 느낌, 설명이 꼭 필요해?” 하고 되묻는 것이다. 이것은 이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긴 것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때부터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가 목표로 삼는 것은 설명이 아니라 느낌이다.
이어 나온 원빈의 두 번째 광고 ‘서핑 편’은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를 완성한 듯한 깔끔함과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줬다. 서핑이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스포츠가 가진 이국적인 느낌을 이국적인 바다를 통해 깔아주고는 그 위에 원빈이 선다는 것은 꽤 상징적이고 야심찬 인상을 갖게 만든다. 이것은 ‘드라이피니시d’의 맛이 전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암시다. 그리고 이 위에 전편에 흘렀던 ‘드라이피니시d’만의 차별화한 맛을 느낌으로 전해주는 감각적인 영상이 자리한다. 서핑보드를 메고 파도로 뛰어들고 파도 끝에 서서 서핑을 하는 원빈의 모습은 그 ‘날카로움’과 극점에 섰을 때의 ‘시원함’, ‘설렘’ 같은 느낌들을 특별한 맛 설명 없이도 전해준다.
물론 서핑보드를 타고 파도의 꼭대기에 섰을 때의 그 느낌은 일상적인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미지 속에서는 더더욱 그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이 잘 연상된다. 즉 주관적 경험에 의해 저마다 다를 수 있는 느낌은 이처럼 비일상적인 체험의 감각화를 통해 객관적 경험으로 추상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그 감각을 실제로 잘 몰라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파도가 주는 시원함과 풍부한(?) 거품은 그대로 맥주의 풍부함으로 영상을 통해 연결된다. 짧은 영상이지만 이 속에 이토록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인 느낌을 담아낸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
이것은 거의 모든 식품 광고의 난제이자 관건이다. 즉 음식이란 우리가 흔히 ‘엄마의 손맛’이라고 말하듯, 100명에게 100가지 다른 느낌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집집마다 사람마다 다 다른 주관적인 맛이 표준화한 맛으로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게 될 때는 그 속에서 객관적으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맛의 이미지를 ‘창출’해내야 한다.
술도 마찬가지다. 술이 모두 집에서 담가 먹던 가양주 범주에 있을 때는 그 다양성이 맛의 근간이었다. 와인은 바로 이 다양성으로 승부하는 술이다. 따라서 한 개의 제품이라도 빈티지에 따라 다른 맛이 오히려 강점이 되었다.
맥주도 역시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와인과는 사정이 다르다. 저마다의 브랜드가 가진 특징적인 맛들이 시장에 나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만 그 맛이 달라지는 것이 강점이 될 수는 없다. 즉 일정한 맛이 맥주가 가진 브랜드의 힘이라는 점에서 그 특징이 무엇인가는 그 제품이 갖는 시장성의 거의 전부라고도 말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에서 출시한 ‘드라이피니시d’는 그래서 그 맛의 특성이 제품명이 되었다. ‘드라이피니시’, 풀어서 말하면 ‘깔끔한 뒷맛’ 혹은 ‘끝까지 깔끔한 맛’이 이 새로운 맥주 맛의 핵심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 맛을 어떤 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인가. 치열한 맥주시장에서 새롭게 론칭하는 맥주에 있어 이 ‘차별화’는 어쩌면 성패를 가름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일 것이다. 초반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에는 그래서 이 ‘깔끔한 뒷맛’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담겨져 있다.
‘테라스 편’에서 ‘마침내 맥주, 피니시를 주장하다’는 조금은 티저 같은 모호함을 제시한 후 ‘요트 편’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들어간다. ‘맥주의 시원함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후 그것이 ‘온도’도 ‘탄산’도 아닌 ‘피니시’라는 걸 요트의 이미지와 더불어 설명한다. ‘클럽 편’에서는 클럽에서 춤을 추는 젊은이들을 이미지화하면서 병에 남은 맥주에 초점을 두었다. ‘다 마신 맥주병을 클럽에서 본 적 없다’는 문구로 문제 제기를 한 후 답변이 제시된다.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그건 그 맥주들의 피니시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드라이피니시d’의 맛을 어필한다. ‘샤프하다. 끝까지!’ 소재는 다르지만 이 초반의 광고들은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 기존 맥주 맛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거기에 ‘피니시’가 새로운 답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질문(문제 제기)-답변 형식을 사용한 것은 물론 ‘맛의 차별화’가 ‘드라이피니시d’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실 맥주시장에 새로운 맥주를 론칭하는 데 어떤 시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아무런 설명 없이 이미지만으로 맛을 어필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론칭 이후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들이 일정 부분 설명의 틀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설명이 된 후 원빈을 모델로 새롭게 시작한 광고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된다. 원빈이 걸어 나오면서 이제는 정반대의 질문을 한다. 즉 “‘드라이피니시d’의 느낌, 설명이 꼭 필요해?” 하고 되묻는 것이다. 이것은 이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긴 것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때부터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가 목표로 삼는 것은 설명이 아니라 느낌이다.
이어 나온 원빈의 두 번째 광고 ‘서핑 편’은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를 완성한 듯한 깔끔함과 감각적인 영상을 보여줬다. 서핑이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스포츠가 가진 이국적인 느낌을 이국적인 바다를 통해 깔아주고는 그 위에 원빈이 선다는 것은 꽤 상징적이고 야심찬 인상을 갖게 만든다. 이것은 ‘드라이피니시d’의 맛이 전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는 암시다. 그리고 이 위에 전편에 흘렀던 ‘드라이피니시d’만의 차별화한 맛을 느낌으로 전해주는 감각적인 영상이 자리한다. 서핑보드를 메고 파도로 뛰어들고 파도 끝에 서서 서핑을 하는 원빈의 모습은 그 ‘날카로움’과 극점에 섰을 때의 ‘시원함’, ‘설렘’ 같은 느낌들을 특별한 맛 설명 없이도 전해준다.
물론 서핑보드를 타고 파도의 꼭대기에 섰을 때의 그 느낌은 일상적인 것이 아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미지 속에서는 더더욱 그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이 잘 연상된다. 즉 주관적 경험에 의해 저마다 다를 수 있는 느낌은 이처럼 비일상적인 체험의 감각화를 통해 객관적 경험으로 추상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는 그 감각을 실제로 잘 몰라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파도가 주는 시원함과 풍부한(?) 거품은 그대로 맥주의 풍부함으로 영상을 통해 연결된다. 짧은 영상이지만 이 속에 이토록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인 느낌을 담아낸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