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주관사를 맡았던 골드만삭스와 JP모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CC가 삼성 에버랜드 지분 17%를 7739억원에 매입키로 함에 따라 매각주관사를 맡았던 골드만삭스와 JP모간에 대한 평판도 높아졌다.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외 IB들조차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네트워크를 본받아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을 정도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두 회사에 내리는 평가는 냉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굳이 말하자면 JP모간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땄다. 당초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은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조사(태핑)를 진행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판단한 JP모간이 자금 동원력을 갖춘 KCC를 끌어들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공동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조차 삼성 측이 KCC를 매각 대상자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삼성은 지난 10월부터 매각 대상으로 KCC를 본격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골드만삭스의 투자자 물색 작업을 중단시켰다. 골드만삭스가 그 이유를 알았던 것은 지난 12일 지분 매각 공시 직전.

삼성 측 관계자는 “발표 전날까지도 골드만삭스는 매각 대상자(KCC)를 잘 모르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삼성 측은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의 협업보다는 두 회사를 경쟁시켜 성과를 높이는 ‘용병술’을 발휘한 셈이다.

삼성과 관련한 딜을 따지 못했던 골드만삭스는 지난해부터 삼성과 관련한 굵직한 딜을 싹쓸이하고 있다. 반면 JP모간은 2008년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의 플래시 메모리업체인 샌디스크를 인수하려 할 때 자문을 맡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해 점수를 잃었다. 절치부심했던 JP모간으로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당시 실패를 100% 이상 만회한 셈이다.

JP모간은 지난달 삼성물산의 미국 석유개발업체 페러럴 페트롤리엄 인수 자문건도 성공시켜 고객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좌동욱/김석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