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택시요금 방식'으로 개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34년 만에 전면 개편돼 내년 중 시행에 들어간다. 새로 도입하는 가맹점 수수료는 택시요금과 비슷하게 ‘기본 수수료+α’로 구성된다. 지금은 가맹점이 카드 사용대금의 일정 비율을 카드사에 내고 있다. 수수료 체계가 바뀌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높아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이 연말 또는 내년 초 발표할 신용카드 대책의 핵심 내용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여신금융협회가 카드업계와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18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정률제인데 이를 미국 등 외국과 마찬가지로 정액제+정률제로 바꾼다는 게 카드업계의 기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지금 백화점에서 10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하면 백화점은 카드 사용대금의 2.1%에 해당하는 2100원을 카드사에 지급한다. 수수료율은 업종별로 정해져 있으며 1.5~4.5% 수준이다.

하지만 새로운 수수료 체계가 도입되면 기본 수수료 얼마에 신규 수수료 얼마를 더한 수수료가 나온다. 기본 수수료는 카드사의 원가를 감안해 100원이나 150원 등으로 정액으로 정해진다. 신규 수수료는 업종별 수수료와 금액대별 수수료를 합쳐 정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 측이 새로운 수수료 체계에 대한 연구용역을 조만간 발주할 것으로 안다”며 “내년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오면 여론을 수렴한 뒤 바로 시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수수료 체계는 업종보다는 결제금액 기준으로 정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지만 중소 가맹점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방안도 동시에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 수수료 체계가 확정되면 300만곳이 넘는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일시에 바뀐다. 이 가운데 부담이 커지는 대형 가맹점들이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이에 대해 동반성장 측면에서 대형 가맹점이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