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1%가 장악한 트위터…여소야대 '여론 쏠림'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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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3.0시대 - (1) 국내 SNS 특징
90대9대1 법칙
가입자 90% 관망·9% 소극적…1%만 적극적 콘텐츠 창출
외국보다 좁은 커뮤니티
팔로잉 2.8단계만 거치면 국내 트위터 가입자 모두 '트친'
미국은 4.7단계 필요
강한 야당 성향
의원 1인당 트위트수 민노당 1383개·민주당 747개…한나라당은 292개 불과
90대9대1 법칙
가입자 90% 관망·9% 소극적…1%만 적극적 콘텐츠 창출
외국보다 좁은 커뮤니티
팔로잉 2.8단계만 거치면 국내 트위터 가입자 모두 '트친'
미국은 4.7단계 필요
강한 야당 성향
의원 1인당 트위트수 민노당 1383개·민주당 747개…한나라당은 292개 불과
회사원 강성원 씨(39)는 매일 아침 6시30분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부터 연결한다. 간밤에 특별한 뉴스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침에 조간 신문이나 TV뉴스 대신 트위터로 세상 흐름을 읽은 지는 1년이 넘었다. 트위터엔 정치 경제 사회 연예 등 각 분야 핫 뉴스가 트위트(트위터에 올린 글) 링크로 실시간 올라온다. 그가 팔로잉(following·친구 맺기)하는 국회의원 소설가 사회평론가 등 유명인 ‘트친(트위터 친구)’들이 달아 놓은 날카로운 논평까지 읽을 수 있다는 건 트위터의 매력 중 매력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한국에서 친구들의 대화방이나 인맥관리를 위한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지금은 신문 방송에 비해 영향력이 뒤지지 않는 엄연한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을 상징하는 윈도(Windows)가 ‘세상을 보는 창’이라면 SNS는 ‘세상을 보는 눈(실제 PC 자판에서 SNS를 한글로 치면 ‘눈’임)’이다. 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연 SNS를 소셜분석업체인 그루터가 분석한 결과, ‘한국 SNS’만의 세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드러났다.
◆‘90 대 9 대 1 법칙’ 그대로 적용돼
첫 번째 특징은 한국의 SNS는 전형적인 ‘90 대 9 대 1 사회’란 점이다. 그루터 분석에 따르면 올 1~11월 중 국내 트위터 가입자(550만명·오이코랩 집계)의 1%가 작성한 트위터 글이 4억7830만개로 전체 트위트(7억8829만개)의 60.7%를 차지했다. 또 10%의 가입자가 전체 트위터 글의 95%를 썼다. SNS 이용자의 90%는 관망하고, 9%는 소극적으로 재전송이나 하는 정도로 참여하고, 1%만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창출한다는 ‘90 대 9 대 1의 법칙’이 실증된 셈이다.
리트위트(RT·재전송)도 마찬가지다. 금년 1~11월 중 한 번이라도 리트위트된 트위터 글은 5624만개로 전체 트위트의 7.1%였다. 한 번이라도 리트위트된 글을 쓴 사람은 72만5000명으로 가입자의 13%였다. 이 중에서도 1%(7250명·전체 가입자의 0.13%)의 트위터러가 쓴 글이 전체 리트위트 글 중 60%를 차지했다. 또 10% 트위터러의 글이 전체 리트위트 중 92%였다. 메시지나 정보가 확대재생산되는 리트위트에서도 ‘90 대 9 대 1의 법칙’은 어김없이 적용됐다.
◆외국보다 SNS 바닥 좁아
두 번째는 한국의 SNS 커뮤니티가 생각보다 좁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트위터 팔로잉 관계가 평균 2.8단계만 건너면 가입자 모두가 연결된다. 내 트위터 팔로어의, 팔로어의, 팔로어로 가면 한국의 트위터 가입자가 모두 ‘트친’이 된다는 얘기다.
그루터가 지난 8월 말 현재 트위터 가입자(약 500만명) 중 임의로 1만명을 뽑아 분석한 결과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1단계 팔로잉 관계에서 0.01%(500명)만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친구의 친구까지 2단계로 넘어가면 40.5%(203만명)가 연결되고, 3단계까지 가면 84.7%(424만명)가 친구관계로 이어진다. 4단계가 되면 99.9%(499만5000명)가 모두 팔로어로 이어진다.
이두행 그루터 소셜분석팀장은 “조사대상 1만명을 각각 연결하는 9999만 선을 분석하면 우리나라 트위터에선 전체 가입자에 도달하는 데 평균적으로 2.7단계가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트위터에서 어떤 메시지를 세 번만 리트위트하면 국내 모든 가입자에게 퍼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트위터 전체 가입자에 도달하려면 평균 4.7단계의 팔로잉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이버 쏠림현상 심해
셋째 한국 SNS에선 보수보다는 진보, 여당보다는 야당 성향이 상당히 강하다. 그루터 분석 결과 트위터에선 여소야대가 뚜렷했다. 지난 11월 말 현재 정당별로 트위터를 이용한 국회의원 수는 한나라당(의석 169명) 118명, 민주당(87명·통합 이전) 53명, 자유선진당(17명) 6명, 민주노동당(6명·통합 이전) 5명이었다. 의석 수 대비 트위터 사용 비율은 여야가 비슷하다.
그러나 의원 1인당 작성한 트위터 글을 보면 큰 차이가 난다. 올 1~11월 중 의원 1인당 트위트 수는 민노당이 1383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민주당 747개, 선진당 688개, 한나라당 292개 순이었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노당 의원에 비해 5분의 1, 민주당에 비해선 3분의 1밖에 글을 올리지 않은 셈이다.
올린 글이 리트위트 돼 퍼진 정도도 한나라당은 야당에 한참 뒤졌다. 의원들이 쓴 글이 얼마나 많이 리트위트됐는지를 보여주는 평균 확산지수(리트위트 수/트위트 수)는 민노당이 15.6으로 가장 높았다. 민노당 의원이 올린 트위터 글은 평균 15.6회 리트위트돼 확산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확산지수는 2.06이었다. 김영석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소수의 영향력이 크고, 여소야대 현상마저 나타난 것은 심각한 사이버 쏠림 현상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한국에서 친구들의 대화방이나 인맥관리를 위한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지금은 신문 방송에 비해 영향력이 뒤지지 않는 엄연한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인터넷을 상징하는 윈도(Windows)가 ‘세상을 보는 창’이라면 SNS는 ‘세상을 보는 눈(실제 PC 자판에서 SNS를 한글로 치면 ‘눈’임)’이다. 가입자 1000만명 시대를 연 SNS를 소셜분석업체인 그루터가 분석한 결과, ‘한국 SNS’만의 세 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드러났다.
◆‘90 대 9 대 1 법칙’ 그대로 적용돼
첫 번째 특징은 한국의 SNS는 전형적인 ‘90 대 9 대 1 사회’란 점이다. 그루터 분석에 따르면 올 1~11월 중 국내 트위터 가입자(550만명·오이코랩 집계)의 1%가 작성한 트위터 글이 4억7830만개로 전체 트위트(7억8829만개)의 60.7%를 차지했다. 또 10%의 가입자가 전체 트위터 글의 95%를 썼다. SNS 이용자의 90%는 관망하고, 9%는 소극적으로 재전송이나 하는 정도로 참여하고, 1%만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창출한다는 ‘90 대 9 대 1의 법칙’이 실증된 셈이다.
리트위트(RT·재전송)도 마찬가지다. 금년 1~11월 중 한 번이라도 리트위트된 트위터 글은 5624만개로 전체 트위트의 7.1%였다. 한 번이라도 리트위트된 글을 쓴 사람은 72만5000명으로 가입자의 13%였다. 이 중에서도 1%(7250명·전체 가입자의 0.13%)의 트위터러가 쓴 글이 전체 리트위트 글 중 60%를 차지했다. 또 10% 트위터러의 글이 전체 리트위트 중 92%였다. 메시지나 정보가 확대재생산되는 리트위트에서도 ‘90 대 9 대 1의 법칙’은 어김없이 적용됐다.
◆외국보다 SNS 바닥 좁아
두 번째는 한국의 SNS 커뮤니티가 생각보다 좁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트위터 팔로잉 관계가 평균 2.8단계만 건너면 가입자 모두가 연결된다. 내 트위터 팔로어의, 팔로어의, 팔로어로 가면 한국의 트위터 가입자가 모두 ‘트친’이 된다는 얘기다.
그루터가 지난 8월 말 현재 트위터 가입자(약 500만명) 중 임의로 1만명을 뽑아 분석한 결과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1단계 팔로잉 관계에서 0.01%(500명)만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친구의 친구까지 2단계로 넘어가면 40.5%(203만명)가 연결되고, 3단계까지 가면 84.7%(424만명)가 친구관계로 이어진다. 4단계가 되면 99.9%(499만5000명)가 모두 팔로어로 이어진다.
이두행 그루터 소셜분석팀장은 “조사대상 1만명을 각각 연결하는 9999만 선을 분석하면 우리나라 트위터에선 전체 가입자에 도달하는 데 평균적으로 2.7단계가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트위터에서 어떤 메시지를 세 번만 리트위트하면 국내 모든 가입자에게 퍼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트위터 전체 가입자에 도달하려면 평균 4.7단계의 팔로잉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이버 쏠림현상 심해
셋째 한국 SNS에선 보수보다는 진보, 여당보다는 야당 성향이 상당히 강하다. 그루터 분석 결과 트위터에선 여소야대가 뚜렷했다. 지난 11월 말 현재 정당별로 트위터를 이용한 국회의원 수는 한나라당(의석 169명) 118명, 민주당(87명·통합 이전) 53명, 자유선진당(17명) 6명, 민주노동당(6명·통합 이전) 5명이었다. 의석 수 대비 트위터 사용 비율은 여야가 비슷하다.
그러나 의원 1인당 작성한 트위터 글을 보면 큰 차이가 난다. 올 1~11월 중 의원 1인당 트위트 수는 민노당이 1383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민주당 747개, 선진당 688개, 한나라당 292개 순이었다.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노당 의원에 비해 5분의 1, 민주당에 비해선 3분의 1밖에 글을 올리지 않은 셈이다.
올린 글이 리트위트 돼 퍼진 정도도 한나라당은 야당에 한참 뒤졌다. 의원들이 쓴 글이 얼마나 많이 리트위트됐는지를 보여주는 평균 확산지수(리트위트 수/트위트 수)는 민노당이 15.6으로 가장 높았다. 민노당 의원이 올린 트위터 글은 평균 15.6회 리트위트돼 확산된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 의원들의 확산지수는 2.06이었다. 김영석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트위터와 같은 SNS에서 소수의 영향력이 크고, 여소야대 현상마저 나타난 것은 심각한 사이버 쏠림 현상을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