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대학 동아리에 멈추지 않고 벤처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김기영 교수가 이끄는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학과 브랜드호텔(www.brandhotel.co.kr)이 그 주인공. 브랜드호텔은 숙명여대 미술대학에 자리 잡고 있다. 일본 무사시노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제일기획 출신인 김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산학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모아 브랜드호텔이라는 산학연계 동아리를 만들었다.

그는 기업의 지원으로 연구하고 아이디어에 머무는 기존 산학연계시스템의 한계를 인식, 브랜드호텔을 통해 학생들과 시장에 직접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학생들의 경험을 쌓는 것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쟁쟁한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 중 하나가 제품 패키지다. 브랜드호텔은 기업의 이미지이기도한 제품 패키지를 기획부터 제작까지 학생들과 함께 완성,기업에 공급한다.

“우리의 작품이 제품에 반영되는 것을 보니 사회에 나가면 어떤 일이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작품 한 작품 만들수록 더 큰 꿈을 그리게 돼요. 또 우리가 일한 만큼 보상도 받고 있어서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얻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게 돼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다는 것과 자신이 할 일을 즐긴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 학생의 말이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취직을 하면 많은 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웁니다. 저 역시 제일기획에 입사하고 이런 경험을 많이 했는데, 교수가 되고 나서 이런 기억들을 되살려 준비된 학생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숙명여대 브랜드호텔 4학년생들은 이미 회사를 골라 취직했습니다.”

브랜드 호텔의 첫 프로젝트는 ‘삼애 다원 무등명차 춘설’패키지였다. 당시‘춘설’은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에 납품되는 최고급 녹차였지만 아는 사람이 드물정도로 브랜드 파워가 약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원인을 분석, 리패키지했다. 이후 새로운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춘설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여러 제품의 디자인을 성공시키면서 브랜드호텔이 손만 대면 죽은 제품도 살아난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브랜드호텔은 롯데삼강의 전제품을 리패키지 했다.

이 회사의 대표 아이스크림 ‘돼지바’도 브랜드호텔의 작품이다. 롯데 로스팜과 파스퇴르유업 CI, BI리뉴얼, 대표 제품인 우유시리즈와 쾌변 시리즈 등도 리패키지했다. 롯데삼강의 대표 제품 ‘돼지바’는 리뉴얼 후 매출이 30%가까이 상승했다. 파스퇴르유업은 3년간의 적자에서 흑자 회사로 돌아섰됐다.

브랜드호텔 학생들은 최근 국립민속박물관의 요청을 받아 MI브랜드디자인을 수행, 혁신적인 리뉴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교수는 “학생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브랜드호텔 같은 모델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 산학협력 롤모델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이다.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2004년부터 공동으로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 사업을 기획, 추진하고 있다. 대학과 기업이 연구협력을 통해 윈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숙명여자대학교 김기영 교수가 이끄는 브랜드호텔과 롯데삼강, 파스퇴르우유 등의 협력이 대표적인 롤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