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고용→소득→소비로 이어지지 못했다"

지난달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수출의 견조한 성장세가 내수를 늘리는 효과를 거두는 데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은이 27일 공개한 11월11일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일부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수출은 글로벌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견실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것이 생산, 고용, 소득,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지속하자 국내 경제주체들이 소비와 투자, 고용 등의 경제활동을 이연시키는 효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들 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경기와 고용사정을 등한시하는 경제정책을 시행한다면 경기변동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정책 방향을 정하는 데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경기가 둔화국면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일부 위원은 "국내총생산(GDP) 순환변동치나 경기지표를 보면 국내 경기의 국면이 전환되는 중이거나 이미 전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기조적인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이후 기준금리가 계속 동결된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때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일부 금통위원은 "시장 참가자들이 빚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특히 낮은 금리의 혜택을 보는 담보부 가계의 차입이 늘 수 있다.

여기에 민간신용공급이 확대되고 선진국의 유동성 공급이 맞물린다면 국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상승해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물가를 고려하면 금리정상화 시행시기와 예상효과 면에서 이번 달은 의미 있는 달이나 제어하기 어려운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을 높이고 있어 통화정책의 조정속도를 신중히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