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업시장은 중산층 창업자가 몰린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전문점 등 ‘카페형 점포’가 크게 늘어난 게 특징이었다. 이처럼 투자형 창업이 성장궤도에 오른 반면 생계형 소자본 창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내년엔 어떻게 될까. FC창업코리아는 25일 ‘2012년 창업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내년에는 가격파괴 전략을 내세우는 브랜드들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한솥도시락'. 도시락은 점심값을 아끼려는 직장인들에게 각광받는 상품이다. 이 브랜드 가맹점에서 잘 나가는 상품은 2000~3000원짜리 도시락으로 올해만 가맹점이 100개 늘었다. 전국 548개 가맹점에서 하루 10만여개의 도시락이 판매되고 있어 내년에도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피자마루’ ‘피자스쿨’ 등 저가 테이크아웃형 피자전문점들도 성장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테이크아웃 타입인 ‘뽕뜨락쌀피자'의 가맹점수는 140개로 1년 만에 2배로 늘어났다. 배달형 피자의 라지사이즈(12인치)가 보통 2만8000원대인 데 비해 이 브랜드 피자는 1만3000원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상품을 취급하는 복합점포도 늘어날 것으로 FC창업코리아는 내다봤다. 복합점포는 한식업종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박가부대찌개·닭갈비’는 낮엔 부대찌개와 식사류, 밤에는 닭갈비와 주류를 주력 메뉴로 삼아 점포의 가동률을 높였다. ‘본죽&본비빔밥 카페’는 서로 다른 2개의 브랜드였던 죽과 비빔밥 메뉴들을 한 매장에서 맛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른바 ‘1스토어 2브랜드’ 전략이다.

투자형 창업 아이템은 내년에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전문점, 이탈리안 레스토랑처럼 투자비가 많이 들지만 품격 있는 점포들이 중산층 이상 자산가들의 관심을 끌 것이란 분석이다. 올 한햇동안 신규 가맹점이 300곳 넘게 생긴 카페베네에 이어 제2 브랜드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관측됐다. 이 브랜드는 198㎡(60평) 기준 창업비용이 4억4000만원(점포임대비 포함 7억~10억원)이 드는 초고가 창업아이템이지만 30여명이 가계약을 맺고 점포를 물색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너시스BBQ가 투자형 아이템으로 내놓은 ‘BBQ카페’도 최근 서울 가락동에 1호점을 연 뒤 40여명이 상담을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가맹점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내년 창업시장에서는 경기에 민감한 외식업종의 경우 가격파괴 전략을 앞세운 브랜드들이 성장세를 누리는 한편 경기에 덜 민감한 투자형 아이템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