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강남 학교용지, '오피스타운' 된다
코오롱그룹이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삼성타운에 버금가는 오피스타운 건설을 추진한다. 업무시설 호텔 등으로 개발을 추진 중인 롯데칠성 부지와 접하고 있는데다 삼성타운도 30m 거리여서 이 일대가 대규모 오피스 밀집지역으로 바뀔 전망이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착수

1조원대 강남 학교용지, '오피스타운' 된다
서울 서초구는 서초동 1324 일대 학교용지 3만3684㎡(약 1만189평)를 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계획안을 마련, 최근 공람에 들어갔다고 5일 밝혔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의 이 땅은 롯데그룹이 오피스 호텔 상업시설 등으로 개발을 추진 중인 롯데칠성부지(4만3438㎡) 남쪽에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대로변 3.3㎡ 가 4억원을 웃도는 점에 비춰 학교용지에서 풀리면 1억원대를 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1조원대 땅이 되는 셈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코오롱그룹이 학교용지로 묶여 장기간 미활용되고 있는 이 땅을 오피스로 개발하기 위해 지주들 동의를 얻어 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주민 제안 형식으로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이후 구체적인 개발 밑그림을 그리게 된다”며 “건물 동수나 층수 등을 거론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땅주인은 17명으로, 코오롱이 가장 넓은 8900.4㎡(코오롱스포렉스)를 갖고 있다.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주변지역 개발이 모두 끝났지만 이곳만 방치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며 “주변 여건에 맞게 개발하려고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삼성타운에 이어 롯데칠성부지와 코오롱부지가 개발되면 강남역 역세권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나비에셋의 곽창석 사장은 “3개 부지는 사실상 붙어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주변 상권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3.3㎡당 4억원을 호가하는 인근 땅값도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부채납 비율 변수될 듯

서초구청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이 땅을 학교용지로 묶어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개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 땅은 1979년 아파트지구로 개발되면서 학교용지로 묶였으나 주변에 학교가 충분해 30년 이상 방치돼왔다. 지금은 공원, 골프연습장, 스포츠시설, 재활용센터 등으로 쓰이고 있다.

건물 착공까지는 변수가 많을 전망이다. 서울시 허용 여부가 관건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청에서 계획안을 수립하는 단계여서 허용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발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채납 비율도 이슈가 될 전망이다. 코오롱은 2종 일반주거지역인 이곳을 준주거지역과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 변경을 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종상향이나 용도지역 변경 때 일정 부분 땅이나 건물을 기부채납하도록 하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주변 개발상황 및 교통여건 등을 따져 적정 개발 용도와 기부채납 비율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마련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상 부지 중 5500㎡를 갖고 있는 롯데그룹도 변수다. 롯데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제안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초구 관계자는 “개발을 추진 중인 롯데칠성 부지와 연계시켜 조화롭게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통합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