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이 멸치, 오징어 등 난류성 종류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엔 20.8%에 불과했던 난류성 어종의 비율이 2000년대 들어 총 어획량의 절반을 넘어선 것. 또 1980년대엔 거의 볼 수 없었던 청새치 제비활치류 등 아열대 어종이 최근엔 자주 출몰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8일 난류성 표층어류 10개종의 어획량 비중이 1970년대 28%에서 1980년대 32.5%, 1990년대 47.1%로 늘어났고 2000년대 들어 59.2%까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난류성 표층어류란 수온이 따뜻한 해양 상층에 사는 어종으로, 고등어 멸치 오징어 꽁치 농어 방어 삼치 숭어 전갱이 정어리 등을 말한다.

1980년 동해에서 연간 9만6000이나 잡혔던 명태는 2009년과 2010년엔 각각 1이 잡혀 거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26년 이후 최저치다. 1980년 남해에서 22만9000이 잡혔던 쥐치도 2010년엔 3500만 잡혀 98.5%나 급감했다.

이런 변화는 수온과 관련이 깊다는 것이 국립수산과학원의 설명이다. 최근 41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표면 수온은 섭씨 1.31도가량 상승했다. 동해는 1.39도, 남해 1.29도, 서해 1.24도씩 올랐고 계절별로는 여름철에 0.77도, 겨울철엔 1.41도 올라갔다.

수온의 변화로 인해 난류성 어종의 어장이 확대되고, 외래 어류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청새치와 제비활치류 보라문어 흑새치 고래상어 구실우럭 구갈돔 노랑벤자리 꼬리줄나비고기 긴가라지 꺼끌복 등의 아열대성 어종이 종종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경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은 “어장환경과 바닷속 자원의 절대량이 바뀐 데다 산란기에 바닷속 위생상태의 변화 등이 어종 변화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