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경착륙 가능성 크다"
“중국의 거품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경착륙(하드랜딩) 가능성이 크다.”(게리 베커 시카고대 교수)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차이나 리스크’를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다. 이날 ‘세계 경제에서의 미국과 중국’이라는 주제로 토론에 나선 이들 석학은 “중국은 이미 국제 무역 및 금융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국가로 성장했다”며 “하지만 지난 30년간 성공을 이끌었던 성장모델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중국은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제기한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장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투자와 수출 주도의 성장모델을 내수 중심으로 하루빨리 바꾸지 않으면 중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중국에 대한 서구 사회의 보호무역주의가 점점 강해지는 추세”라며 “수출 주도형 경제 모델이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 자본, 시장을 모두 해외에 의존해온 중국은 스스로 혁신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기가 임박했다는 진단도 나왔다.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7% 밑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국가가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만큼 순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졸릭 총재는 “중국 지도자들이 이 같은 문제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세계은행은 중국 정부와 함께 근본적인 구조 개혁안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은행이 이르면 2월에 발표할 개혁안에는 △유연하고 현대화된 금융시스템 구축 △작지만 강력한 재정기구 설립 △저축, 금리에 대한 정부 통제 축소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대화된 금융시스템 구축은 환율 자유화와 관련돼 있다”며 “이를 통해 중국 공무원들은 환율이 자유화돼도 경제 시스템이 불안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