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억달러(1조1485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199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투자은행(IB)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메가 딜(초대형 거래)’이 잇따를 전망이다.

15일 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SA)은 지난주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BoA메릴린치 등 대형 IB에 글로벌본드 발행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만기 5년에 최대 10억달러 규모다. 발행금리 등 구체적인 조건은 오는 20일 RFP 제출 마감 이후 결정된다.

글로벌본드의 보증은 삼성전자 본사가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본드의 신용등급은 삼성전자 본사와 같아진다. 삼성전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각각 A, A1의 신용등급(외화 장기채 기준)을 부여받고 있다. 우리나라 신용등급과 같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에 얼굴을 나타내기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5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한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오스틴 반도체공장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목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가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홍콩에 있는 외국계 IB의 채권담당 대표는 “미국 국채 발행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우량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본드 발행 외에도 올해 국내 M&A(인수·합병)와 IPO(기업공개) 시장에는 1조원이 넘는 초대형 딜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16일 새로 선보이는 마켓인사이트(www.marketinsight.kr) 조사에 따르면 올해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1조원 이상 메가딜은 대우조선해양 우리금융지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6개에 이른다. 시가총액으로 20조6000억원, 경영권 프리미엄(30%)을 포함한 지분 50% 인수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총 13조4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IPO 분야에서는 산은금융지주와 현대오일뱅크가 각각 1조7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김은정/김석/하수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