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한우 유통수익 42%
롯데백화점과 홈플러스의 한우고기 소비자가격이 대형백화점과 대형마트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포함한 유통업체들의 최고등급 한우고기는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0년 10월에 비해 도매가격이 22.7% 떨어졌지만 소비자 가격은 6% 하락하는 데 그쳤다.

◆롯데百, 100g당 1만1058원

한국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지원을 받아 서울 등 11개 지역 511개 육류 유통점과 130개 소고기 취급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한우고기 유통가격 조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1++등급, 1+등급, 1등급 등 상위 3개 등급의 한우 지육(머리·우족·내장을 제거한 고기) 도매가격은 구제역 파동 이전인 2010년 10월보다 20.4~22.7% 떨어졌다. 하지만 소비자가격 하락률은 1++등급 6%, 1+등급 12.2%, 1등급 15.6%에 그쳤다고 소비자연맹은 설명했다.

백화점 중에는 롯데의 3개 등급 평균 가격이 100g당 1만1058원으로 가장 비쌌다. 신세계는 1만58원, 현대는 9657원이었다. 4대 대형 할인점은 홈플러스(9167원), 롯데마트(7923원), 이마트(6971원), 하나로클럽(6885원) 등의 순으로 3개 등급 평균가격이 매겨졌다.

서울 시내 유명한 음식점들도 거론됐다.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벽제갈비의 경우 등심 1++급, 생갈비 1++급을 100g당 5만417원, 4만667원에 각각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1++ 등급은 서울(1만246원), 1+등급은 천안(8828원)의 판매가격이 가장 높았다.

◆“도매가 하락분 유통업자 가져가”

소비자연맹은 소비자 가격의 낙폭이 도매가격 하락분에 미치지 못한 것은 중간 유통업자들이 그만큼 많은 수익을 챙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연맹에 따르면 횡성한우 한 마리의 유통수익은 2009년 37.5%, 2010년 40.9%, 2011년 42.3%로 매년 높아졌다.

◆유통업계 “사실 왜곡”

A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소고기 매장에서 거두는 수익은 매출액의 10%에 불과한데도 소비자연맹은 ‘소고기의 소매 단계 수익이 38.5%’라며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이 서울 한복판에 매장을 개설·유지하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과 소고기 판매·유통에 드는 각종 인건비·교통비도 ‘소매 수익’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육질등급만으로 비교한 것도 문제라는 게 유통업체들의 주장이다. 한우는 같은 ‘1++’ 등급이라도 어떻게 키웠느냐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때문에 주요 백화점들은 유명 산지와 계약을 맺고 ‘브랜드 한우’를 키우고 있으며, 값비싼 신선 포장을 적용하는 등 품질관리에 상당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B백화점 관계자는 “같은 1등급이라도 이천쌀이 일반 쌀보다 맛있듯이 ‘울릉칡소’ ‘청보리목장한우’ ‘화식한우’ 등 브랜드 한우는 동일 등급의 일반 한우에 비해 비싼 대신 맛이 월등히 좋다”며 “브랜드 한우는 일반 한우와 유통경로가 다른데도 소비자연맹은 같은 기준으로 해석해 백화점이 싼값에 도매업자로부터 납품받아 비싸게 판매하는 식으로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는 조사기간(7~13일) 중 1등급 한우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못한 탓에 상대적으로 비싸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신영/오상헌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