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 씨티 등 대형 은행 직원들이 국제금융시장의 단기 금리 지표인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영국 등의 금융당국은 이들이 리보에 연동된 파생상품에 투자해 부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씨티, JP모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의 영국 및 아시아 직원 10여명이 최근 은행 측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거나 정직당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유럽 및 아시아에서 최소 9개국 금융감독기관이 2010년 말부터 리보 조작에 대해 조사해왔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이들 은행 직원이 리보뿐 아니라 티보(TIBOR·도쿄 은행 간 금리) 유리보(EURIBOR·유로존 은행 간 금리) 조작에도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리 조작이 개인 비리를 넘어 은행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뿐 아니라 아이캡, 튤렛프레본, RP마틴 등 외환파생상품 중개업체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세계 최대 외환파생상품 중개업체인 아이캡은 지난 6주간 리보 금리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 한 명을 해고하고 두 명을 정직시켰다. 헤지펀드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FT는 전했다.

스위스 반독점위원회는 지난주 성명에서 “사전에 담합한 트레이더들이 리보에 연동된 파생상품을 통해 부당하게 수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보는 국제 금융거래의 기준 지표로 쓰인다. 영국은행연합회가 회원 은행 20곳의 금리 정보를 받아 가장 낮은 금리와 가장 높은 금리 4개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평균해 발표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