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천재소녀 "내가 미래의 골프女帝"
두 명의 10대 소녀가 올해 세계 여자프로골프계를 후끈 달굴 전망이다. 미국 L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렉시 톰슨(16·미국)이 올해 데뷔하는 데다 최근 최연소 프로대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4)가 그들이다.

둘은 2일부터 나흘간 호주 퀸즈랜드주 골드코스트의 로열파인리조트(파72·6511야드)에서 열리는 유럽여자투어 개막전 ‘RACV호주여자마스터스(총상금 38만1789유로)에 나란히 출전한다. 바로 다음주에는 호주 로열멜버른GC(파72)에서 개최되는 미 LPGA투어 개막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84만5210유로)’에도 나선다.

톰슨과 리디아 고는 31일 호주여자마스터스를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함께했다. 리디아 고는 “다음주 호주여자오픈에는 LPGA 월드랭킹 10위 가운데 6명이 나온다. 내 목표는 커트를 통과하는 것이다. 톱 선수들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배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야니(대만)와 톰슨을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지목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여중생 리디아 고

10대 천재소녀 "내가 미래의 골프女帝"
뉴질랜드 교포 여중생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는 지난달 29일 호주여자골프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14세278일의 나이에 정상에 올라 최연소 프로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2007년 일본남자프로골프 먼싱웨어오픈에서 우승한 이시카와 료(일본·당시 15세245일)와 유럽여자투어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정상을 차지한 양희영(한국·당시 16세192일)의 세계 남녀 최연소 프로대회 우승 기록을 모두 깨뜨렸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우승할 뻔했다. 당시 마지막홀 그린에서 1m 파퍼트를 놓치면서 아깝게 연장전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인 2003년 뉴질랜드로 이민간 뒤 본격적으로 골프에 입문한 리디아 고는 호주와 뉴질랜드 아마추어 메이저대회 우승을 휩쓸어왔다. 2010년 뉴질랜드여자오픈에서는 7위에 오르며 유러피언투어에서 최연소 커트 통과 기록도 세웠다. 오클랜드의 파인허스트스쿨 11학년에 재학 중인 리디아 고는 최근 40주 연속 세계 여자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올라 있다.

그는 골프대회에 나가면서 새벽에는 학교 숙제를 마치는 등 부지런하고 성실한 ‘코리안’으로 현지에 알려져 있다. 이외에 그림 그리기와 피아노 등의 취미활동 등으로 바쁘게 지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침착하고 조용한 성격 때문에 학교 친구들조차 그가 얼마나 골프를 잘하는지 모른다고 한다. 언니(수라)가 공부하고 있는 캐나다로 이사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뉴질랜드에서 살기로 결정했다. 그의 부친 고질홍 씨는 오클랜드에 있는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재미교포 미셸 위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벌써부터 LPGA투어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의 초청을 받은 상태다.

프로골퍼 출신의 밥 투오이 뉴질랜드여자오픈 프로모터는 “그는 아직 몸이 성장단계에 있다. 앞으로 3년 정도는 더 아마추어로 프로대회에 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빨리 시들지 않도록 배려해줘야 한다”며 그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경계했다.

◆‘차세대 여제’ 꿈꾸는 톰슨

15세 때 프로가 된 톰슨은 지난해 만 16세7개월8일의 나이로 나비스타클래식에서 미 LPGA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마이크 완 투어 커미셔너의 특별 배려로 만 18세가 넘어야 투어에서 뛸 수 있는 나이 제한 요건을 면제받아 올해부터 루키로 LPGA에서 활약한다.

톰슨은 12세4개월1일 때인 2007년 US여자오픈 사상 최연소로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고, 2008년에는 US주니어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2009년 US여자오픈에서 커트를 통과했고 2010년에는 공동 10위,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키가 180㎝나 되고 드라이브샷 거리가 270~2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