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왔다" 뉴욕이 들썩들썩
“이들이 바로 그 소녀들입니다, 여러분!”

‘9명의 비욘세’ 소녀시대의 ‘더 보이즈’ 공연이 끝나는 순간 방청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미국의 전설적인 토크쇼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미국 동부 시간 31일 오후 11시35분부터 방송된 CBS의 ‘데이비드 레터맨쇼’는 메인 게스트인 영화감독 겸 배우 빌 머레이보다 방송 마지막에 출연한 ‘퍼포먼스 게스트’ 소녀시대의 출연으로 더 관심을 모았다. 레터맨은 머레이와의 대화가 끝난 후 “다음 게스트는 한국에서 온 굉장히 유명한 그룹입니다. 최근에 미국에서 ‘더 보이즈’라는 첫 앨범을 발표했죠. 이들의 첫 지상파 방송 데뷔를 환영해주세요. 걸스 제너레이션(Girl’s Generation)입니다”라며 소녀시대를 소개했다.

소녀시대는 K팝 스타답게 긴장한 기색 하나없이 약 4분간의 공연을 마쳤다. ‘데이비드 레터맨쇼’가 밴드 라이브를 고수하는 방송인 만큼 ‘더 보이즈’를 밴드 버전으로 소화했다.

1일 오전 9시에는 ABC 인기 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에 출연해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한국 가수가 미국 지상파 방송사의 주요 토크쇼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 1월17일 유니버설 뮤직그룹을 통해 스페셜 앨범을 발표한 소녀시대가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셈이다. 이 앨범은 2월4일자 빌보드 차트에서 신인 뮤지션을 대상으로 하는 히트시커스 앨범(Heatseekers Albums) 차트 22위에 올랐으며 빌보드 월드 앨범(World Albums) 차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K팝 인기가수 레터맨에서 공연하다(A K-Pop Sensation Plays Letterman)’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소녀시대가 미국에서 공연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상파 방송 출연은 소녀시대와 K팝이 미국 주류 무대에 새로운 수준으로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소녀시대는 “방송 출연이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순간부터 이번 무대를 마칠 때까지 계속 설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녹화 장소인 ‘에드설리번극장’ 앞에는 소녀시대를 보기 위해 미국 현지 팬들이 아침부터 몰려들어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