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제과점' 인천 상륙
워런 버핏(사진)이 운영하는 벅셔해서웨이가 100% 지분을 소유한 ‘시즈 캔디즈’ 제과점이 국내에 상륙했다. 1호점은 인천 송도신도시 브릿지호텔 1층 커피숍 안에 들어섰다.

국내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장악한다는 여론에 밀려 베이커리 등의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대기업이 들어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즈 캔디즈 한국 판매법인인 (주)한스텝의 김현범 전무는 “지난 4개월 동안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시즈 캔디즈 초콜릿과 캔디를 판매한 결과 소비자 반응이 좋아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고 밝혔다. 김 전무는 “오는 14일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롯데 신세계 등 국내 4개 백화점 9개 점포에 행사 매대를 설치해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백화점 안 ‘숍인숍’ 형태 매장뿐만 아니라 로드숍 형태의 체인점도 낼 계획”이라며 “체인점은 시즈 캔디즈 제품은 물론 커피 음료를 함께 취급하는 카페형 매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에바항공 등의 기내에서 초콜릿과 캔디를 판매하는 사업을 해왔다.

'워런 버핏 제과점' 인천 상륙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시즈 캔디즈는 1921년 메리 시가 창립, 1972년 벅셔해서웨이에 인수됐다. 고급 사탕과 초콜릿 200여종을 만들어 파는 과자전문점이다.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 200여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약 8000억원에 이른다. 버핏은 매년 미국 오마하에서 열리는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 참석자들에게 코카콜라와 함께 이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재계 2, 3세들이 백화점 호텔 등의 매장에서 철수하는 시점이어서 시즈 캔디즈가 상당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즈 캔디즈 제품의 가격은 값비싼 프리미엄급으로, 대기업들이 판매해온 제품들과 가격대에서 겹친다는 점에서다. 시즈 캔디즈 제품 가격은 초콜릿이 2만~9만원대, 캔디는 1만~2만원대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골목상권에서 이들 제품 가격이 수용되기 힘든 만큼 일단 백화점 고객을 공략한다는 게 시즈 캔디즈 한국 판매법인의 전략이기도 하다. 결국 여론의 지탄에 밀려 재계 2, 3세들이 빵과 과자를 팔다가 철수한 공간을 외국 대기업 제품들이 메우는 형국이다.

한편 벅셔해서웨이는 시즈 캔디즈 외에도 햄버거·치킨·케이크 전문점인 데어리퀸 등을 포함해 모두 45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웰스파고 포스코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