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경력 논란 진영아 공천위원 사퇴…與 공천위 출발부터 '삐걱'
진영아 한나라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사진)이 허위 정치경력 논란 끝에 1일 자진사퇴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의욕적으로 선보인 공천위가 출발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진 위원은 이날 저녁 비대위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고 비대위는 이를 수용했다. 비정치인 중심의 참신성을 강조했던 박 위원장 입장으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천위에 깜짝 발탁된 진 위원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치 경력이 전무한 ‘평범한 주부’ 출신임을 부각시켰으나 과거 정치활동 경력이 속속 드러나고 언론에 해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지자 파문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예방 시민단체인 ‘패트롤맘’ 회장인 진 위원은 평범한 주부로서 직접 제복을 입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나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 때문에 박 위원장이 ‘감동인물 찾기 프로젝트’ 차원에서 발굴한 인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발탁 후 가진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평범한 주부였다가 학교폭력 피해를 엄마로서 직접 겪고 1만명이나 되는 엄마들을 모아 패트롤맘을 만들었다고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당의 설명과 달리 진 위원은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신청을 위해 입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2009년에는 당 중앙위 산하 산업자원분과에 소속돼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7년에는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조직에도 몸 담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진 위원은 최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판사집에 계란을 투척한 ‘공교육살리기공동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진 위원은 경력에 대한 해명과정에서 애초 “당적을 보유했던 사실이 없고 현재도 당원이 아니다”고 전면 부인했다가 “18대 국회 비례대표 후보로 접수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당원이 돼야 한다고 해서 당원을 한 것 같다”고 말을 바꿔 논란을 키웠다. 학력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애초 진 위원의 학력을 고려대 행정학 학사로 발표했으나 이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졸업으로 수정했다.

진 위원은 한나라당과의 전화통화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위가 출발단계에서부터 일부 위원의 허위 경력 및 학력 논란이 일자 비대위는 이를 박 위원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진 위원이 당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자진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또 다른 공천위원에 대해서도 도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추가 사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