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에쓰오일' 수베이 사장, 매출 2배로 키우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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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배로 불러주세요"
한복입고 시무식 참여…명절 땐 송편 빚어 돌려
온산 PX 세계최대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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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사진)이 4년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난다. 에쓰오일은 수베이 사장이 오는 23일 정기주주총회 때까지 근무하고,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주총 이후 개최될 이사회에서 선임된다고 6일 발표했다. 그는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본사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베이 사장은 아람코에서 27년 동안 근무하면서 엔지니어링, 생산, 기획 부문을 두루 거쳤다. 한국으로 발령 나기 직전엔 아람코의 일본 자회사인 사우디 페트롤륨(SPL), 미국 소재 자회사인 사우디 페트롤륨 인터내셔널(SPI) 사장을 역임하며 현지화 전략을 익혔다.
수베이 사장은 에쓰오일 CEO로 재직하면서 한국 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한복을 입고 시무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자신의 이름을 거꾸로 뒤집어 ‘이수배’란 한국 이름을 짓는 등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대표적인 외국인 CEO로 꼽힌다. 올 1월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에서는 검은 두루마기에 노란색 머플러를 두르고 단상에 올라 “노란색 머플러가 태양, 에너지, 아시아를 상징한다”며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근면, 성실함을 보면서 한국이 21세기를 이끌 대표적인 나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 예찬론’을 펴기도 했다. 또 명절 때는 송편을 빚고, 저소득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재임 4년간의 실적이다. 그의 재임 기간 에쓰오일은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2007년 15조2000억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31조9140억원으로 커졌다. 수출 실적도 크게 늘어난 덕에 수베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년 울산 온산공장에 파라자일렌(PX) 생산설비 확장 사업을 마무리지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불황기에도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를 설득해 1조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온산공장은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충했고, PX 설비는 세계 최대 규모를 갖췄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서울 마포에 1900억원을 들여 지은 신사옥에 입주했다. 1999년 쌍용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하고 2001년 63빌딩으로 옮긴 뒤 10년 만에 마련한 보금자리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후임 CEO도 다양한 부문을 두루 거치고 국제 경영 감각을 지닌 사람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수베이 사장은 아람코에서 27년 동안 근무하면서 엔지니어링, 생산, 기획 부문을 두루 거쳤다. 한국으로 발령 나기 직전엔 아람코의 일본 자회사인 사우디 페트롤륨(SPL), 미국 소재 자회사인 사우디 페트롤륨 인터내셔널(SPI) 사장을 역임하며 현지화 전략을 익혔다.
수베이 사장은 에쓰오일 CEO로 재직하면서 한국 문화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한복을 입고 시무식에 참석하는가 하면 자신의 이름을 거꾸로 뒤집어 ‘이수배’란 한국 이름을 짓는 등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대표적인 외국인 CEO로 꼽힌다. 올 1월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에서는 검은 두루마기에 노란색 머플러를 두르고 단상에 올라 “노란색 머플러가 태양, 에너지, 아시아를 상징한다”며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근면, 성실함을 보면서 한국이 21세기를 이끌 대표적인 나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국 예찬론’을 펴기도 했다. 또 명절 때는 송편을 빚고, 저소득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돋보인 것은 재임 4년간의 실적이다. 그의 재임 기간 에쓰오일은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2007년 15조2000억원이던 매출 규모는 지난해 31조9140억원으로 커졌다. 수출 실적도 크게 늘어난 덕에 수베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년 울산 온산공장에 파라자일렌(PX) 생산설비 확장 사업을 마무리지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불황기에도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를 설득해 1조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온산공장은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충했고, PX 설비는 세계 최대 규모를 갖췄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서울 마포에 1900억원을 들여 지은 신사옥에 입주했다. 1999년 쌍용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하고 2001년 63빌딩으로 옮긴 뒤 10년 만에 마련한 보금자리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후임 CEO도 다양한 부문을 두루 거치고 국제 경영 감각을 지닌 사람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