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값 16년來 최고…'심심풀이' 못하겠네
국산 땅콩값이 치솟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일 집계한 국산 땅콩 상품(上品) 75㎏의 평균 도매가는 87만원(㎏당 1만1600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 76만원(㎏당 1만133원)보다 14.5% 상승, 집계가 시작된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에선 평균 90만원에 달했다.

유통업체 아이쿱생협 관계자는 “지난해 땅콩 재배면적이 20~30% 줄어 물량 자체가 감소한 데다 수확기인 가을에 잦은 비 때문에 작황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국산 땅콩으로 식품을 만드는 일부 업체는 제품 생산에도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땅콩 도매가는 2009년 75㎏당 75만원 선까지 올랐다가 2010년 평년 수준으로 내려온 적이 있다. 이때 농가들이 재배 품목을 땅콩 대신 다른 작물로 많이 전환해 생산량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부럼의 성수기인 정월대보름(지난 6일)이 지났는데도 전국 주요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땅콩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집계된 국산 땅콩 상품 100g의 평균 소매가는 2004원으로 작년 이맘때(1475원)보다 35.9% 높았다.

다만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 땅콩 가격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식당이나 호프집에서 땅콩을 먹기 힘든 ‘땅콩 대란’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