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부동산 열풍]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프로젝트 '북항 재개발' 속도 낸다
부산항이 부산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개항 이래 최대 프로젝트인 ‘북항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변화 속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이뤄지는 첫 번째 항만 재개발사업인 데다 세계적인 마리나시설 건립까지 확정됐다. 부산항에 각종 호재가 잇따르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개항 이래 최대 개발사업

부산항은 1876년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항구다. 또 2010년 2억6207만t의 물동량을 처리한 국내 최대 항만이다. 북항 재개발 사업은 부산항의 중심인 북항을 친수공간과 국제 해양관광·비즈니스·물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사업이다.

‘센트럴베이(Central Bay)’라고 이름 붙여진 북항 재개발 사업은 북항 앞바다 113만㎡를 매립한 뒤 육지 40만㎡와 연계해 전체 153만㎡를 재개발하는 내용이다. 사업비 8조5190억원 가운데 기반시설비 2조390억원은 정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부담하고 나머지 지상시설은 민자를 유치해 건설한다.

전체 사업은 2단계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2008년 착공한 1단계 사업은 제2~4부두와 중앙 부두가 대상이다. 이곳은 해양문화지구와 정보기술(IT)·영상·전시지구, 상업·업무지구 등으로 개발될 계획으로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단계 사업은 2014~2015년 추진된다. 제1부두와 여객터미널 지역으로 항만시설 및 복합 도심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부산항 재개발 사업은 대상지 개발 유형에 따라 해양문화지구와 IT·영상·전시지구, 상업·업무지구, 복합항만지구, 항만시설지구, 복합도심지구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기능별로 특성화, 공공·수익성을 조화시킨 개발을 추진한다.

◆사업 속도 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던 사업은 최근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8월 북항 재개발 사업의 지상시설 우선협상 대상자로 GS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2020년까지 지상시설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GS건설 컨소시엄은 GS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대림산업, STX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로 구성돼 있다.

지상시설 설치는 북항재개발사업 지역 153만㎡ 가운데 공공시설 용지를 제외한 복합도심 9만9000㎡와 ITㆍ영상ㆍ전시 지구 6만㎡, 민간 제안 지구 1만6000㎡ 등에 이뤄진다. GS건설 컨소시엄 측은 저탄소 녹색성장계획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GS건설 컨소시엄의 토지이용계획안을 보면 대규모 쇼핑센터 및 문화 기능을 유치할 관광유통지구(1만6529㎡)가 들어서고 주거시설에 입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2만1865㎡에 초ㆍ중학교가 지어진다. 또 기존 도심과 단절된 조차시설(철도에서 열차를 잇거나 분리하는 곳) 부지에 대규모 공원(20만8986㎡)을 배치하고 송도~북항~동천~서면을 잇는 수변 산책로 7.8㎞를 만들 것을 건의했다. 지금의 연안여객터미널 부지를 수변공원으로 탈바꿈시켜 원도심과 북항 재개발 지역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북항 인근에 위치한 중구 및 동구 일대 부동산 시장이 혜택을 받을지 주목된다. 상업·업무지구 등지에서 안정적인 배후수요 및 유동인구가 제공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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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난관은 극복했다

최근 북항 재개발 사업의 최대 난관 중 하나가 극복됐다. 기존 시가지와 사업지역의 친수공간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조차시설을 부산진역 쪽으로 돌리고 부산진역~부산역 고속철도(KTX) 구간에 북항 재개발 사업지 친수공간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부산역 조차시설 이전은 이 사업의 최대 관건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1968년 부산역사 건립과 함께 들어선 조차시설은 부산역과 부산세관에 이르는 1㎞ 구간, 10만6900㎡에 달하는 철도부지다.

한편 지하화 방안을 검토해 왔던 부산진역~부산역 KTX 선로 지상구간은 지하화에 소요되는 막대한 건설·유지 비용을 감안해 기존 선로를 그대로 두는 대신 원도심과 친수공간을 연결하는 공사를 벌이기로 결론을 냈다.

◆세계 최고 수준 마리나 시설 건설

북항 재개발 사업지구 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마리나 시설까지 들어선다. 북항 재개발 사업을 맡고있는 부산항만공사와 글로벌 마리나 개발·운영사인 SUTL그룹은 지난달 ‘북항 재개발 마리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1965년 설립된 SUTL그룹은 전 세계 11개국에 21개 마리나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레저 개발사업 투자기업으로 아시아 최고의 마리나 요트클럽인 싱가포르 ‘원 15 마리나’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계약에 따라 SUTL그룹은 2014년 말까지 북항 9만9190㎡(육상 3만3190㎡, 해상 6만6000㎡)에 클럽하우스와 계류시설, 요트아카데미 등의 시설을 세우게 된다.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로 8260㎡(연면적 1만8497㎡)이며, 요트 계류능력은 200척(해상 150척, 육상 50척)이다.

SUTL사는 세계 3대 요트 레이스 가운데 하나인 볼보 오션 레이스를 유치해 북항 마리나 시설의 활성화를 꾀할 생각이다. 볼보 오션 레이스는 완주 자체가 매우 어려워 ‘바다의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비유되는 코스로, 9개월에 걸쳐 지구 한 바퀴에 달하는 바닷길을 요트로 도는 해상 대장정이다.

이 밖에 북항 마리나에 국제 요트스쿨 프로그램을 도입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형 요트 스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관련 인력 양성에도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국제 인증 요트 아카데미를 운영하면 고용창출 효과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양스포츠와 관련된 세계 주요 대회를 유치하면 글로벌 해양도시로서의 부산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