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복지다] 인턴은 평생직업 찾는 '징검다리'…기업 실무 '진짜 스펙' 쌓아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부) 일하지 않는 청년, 미래도 없다
(4) 인턴이라도 제대로
미리 해보는'직장생활 경험'
자신의 직업적성 찾을 기회
(4) 인턴이라도 제대로
미리 해보는'직장생활 경험'
자신의 직업적성 찾을 기회
경남의 한 대학에 다니는 한모씨(25)는 작년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두 달을 잊을 수 없다. 인턴으로 일하면서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씨는 “대학 도서관에선 알 수 없는 사회경험을 쌓았다”며 “삼성에 입사하고 싶지만 다른 곳에 다니더라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 좋은 직장을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정공법이 힘들다면 조금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게 인턴 프로그램이다. ‘진짜 취업스펙’인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도 인턴 수료자를 우대하는 분위기다.
◆기업 실무경험 기회
인턴십의 가장 좋은 점은 자신의 적성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턴 프로그램은 대개 4~5개월로 짧지만 해당 직업이 자신과 잘 맞는지 알아보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작년 말부터 예금보험공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이종원 씨(26·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블로그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예보 업무를 알리는 게 주요 업무다. 이씨는 “최근 저축은행 피해자를 직접 만나 얘기해 보니 금융 안정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며 “금융 공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턴 채용은 공기업과 민간 대기업, 금융권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턴 경쟁률도 매우 높다.
SK그룹 인사담당자는 “입사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해도 각 분야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일 잘하는 인재’를 뽑으려는 것이 인턴제도 도입의 취지”라고 말했다.
지방 대학에 다니는 손영희 씨(22)는 “직장 경험도 쌓고 월급도 적지 않아 방학 기간을 이용해 인턴을 해보려고 한다”며 “좋은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것은 실제 취업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인턴제도 악용하는 기업도
인턴제도를 악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정부 지원금을 받는 동안만 인턴으로 일을 시킨 뒤 해고하는 ‘꼼수’를 쓰는 곳이 있다.
취업준비생 김수영 씨(26)는 지난해 한 건설회사의 사무직 인턴으로 일했다. 김씨는 “이 회사에서 인턴은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복사 심부름 커피타기 등만 하다가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취업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생각을 하면 허탈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현황’에 따르면 2009년 인턴 참여자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1년이 지난 뒤에도 취업 상태를 유지한 사람은 9766명으로 31.0%에 불과했다.
◆인턴 하려는 목적 분명해야
윤호상 인사PR연구소장은 “인턴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먼저 자신이 지원하는 목적과 회사의 특징 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인턴이 정규직 전환이 목적인지 아니면 정부의 취업난 해소 정책에 편승하는 것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턴제도가 기업마다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공공기관은 인턴 선발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학창시절의 성실성 등을 많이 따진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일반 기업과 달리 반짝반짝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지원자를 특별하게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다르다. 포스코 인사담당자는 “인턴들에게도 프로젝트 수행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해 문제 해결력과 창의적 사고방식 등을 중점적으로 체크한다”고 말했다.
정규직 채용 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자신이 전혀 모르는 분야의 기업도 인턴 채용 때는 필기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지만 나중에 정규직을 선발할 때는 필기시험을 봐야 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제출해야 하는 황당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정규직 입사에 모든 것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오규덕 인크루트 취업컨설턴트는 “인턴십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정규직 전환이지만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평생직업을 찾기 위해 적성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인턴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길/최진석/서보미 기자 road@hankyung.com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 좋은 직장을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정공법이 힘들다면 조금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게 인턴 프로그램이다. ‘진짜 취업스펙’인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도 인턴 수료자를 우대하는 분위기다.
◆기업 실무경험 기회
인턴십의 가장 좋은 점은 자신의 적성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턴 프로그램은 대개 4~5개월로 짧지만 해당 직업이 자신과 잘 맞는지 알아보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시간이다.
작년 말부터 예금보험공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이종원 씨(26·연세대 경제학과 4학년). 블로그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예보 업무를 알리는 게 주요 업무다. 이씨는 “최근 저축은행 피해자를 직접 만나 얘기해 보니 금융 안정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며 “금융 공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에 한발 더 다가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턴 채용은 공기업과 민간 대기업, 금융권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턴 경쟁률도 매우 높다.
SK그룹 인사담당자는 “입사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해도 각 분야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일 잘하는 인재’를 뽑으려는 것이 인턴제도 도입의 취지”라고 말했다.
지방 대학에 다니는 손영희 씨(22)는 “직장 경험도 쌓고 월급도 적지 않아 방학 기간을 이용해 인턴을 해보려고 한다”며 “좋은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것은 실제 취업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인턴제도 악용하는 기업도
인턴제도를 악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정부 지원금을 받는 동안만 인턴으로 일을 시킨 뒤 해고하는 ‘꼼수’를 쓰는 곳이 있다.
취업준비생 김수영 씨(26)는 지난해 한 건설회사의 사무직 인턴으로 일했다. 김씨는 “이 회사에서 인턴은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복사 심부름 커피타기 등만 하다가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취업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생각을 하면 허탈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미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현황’에 따르면 2009년 인턴 참여자 가운데 정규직으로 전환된 뒤 1년이 지난 뒤에도 취업 상태를 유지한 사람은 9766명으로 31.0%에 불과했다.
◆인턴 하려는 목적 분명해야
윤호상 인사PR연구소장은 “인턴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먼저 자신이 지원하는 목적과 회사의 특징 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며 “인턴이 정규직 전환이 목적인지 아니면 정부의 취업난 해소 정책에 편승하는 것인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턴제도가 기업마다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공공기관은 인턴 선발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학창시절의 성실성 등을 많이 따진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일반 기업과 달리 반짝반짝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지원자를 특별하게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다르다. 포스코 인사담당자는 “인턴들에게도 프로젝트 수행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도전적인 과제를 부여해 문제 해결력과 창의적 사고방식 등을 중점적으로 체크한다”고 말했다.
정규직 채용 조건도 따져봐야 한다. 자신이 전혀 모르는 분야의 기업도 인턴 채용 때는 필기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지만 나중에 정규직을 선발할 때는 필기시험을 봐야 하거나 관련 자격증을 제출해야 하는 황당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정규직 입사에 모든 것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오규덕 인크루트 취업컨설턴트는 “인턴십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정규직 전환이지만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평생직업을 찾기 위해 적성을 발견하는 과정으로 인턴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길/최진석/서보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