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는 소셜미디어를 생활과 문화의 주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메신저, 채팅, 문자 보내기 등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이런 젊은 세대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 문화 역시 변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능숙한 젊은 세대를 채용하고, 인재를 유지하며, 높은 성과를 성취하려면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현실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소셜미디어 전략가’라는 직책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입사 지원을 받는 기업도 있다.

#HOK의 인재 채용과 관리전략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재 채용과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기업 중 하나가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기업 HOK다. 이 회사는 2008년을 기점으로 소셜미디어를 인재관리 전략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HOK의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블로그 ‘Life at HOK’는 HOK의 직원들이 잠재적 입사지원자, 협력사 및 고객사, 미래의 파트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온라인상에서 자연스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HOK의 페이스북 페이지 ‘HOK Career’는 수많은 입사지원자들에게 HOK에서의 업무와 경험에 관한 수많은 댓글과 질문을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HOK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들은 외부 사람들에게 전 세계 HOK 사무소의 내부 문화를 소개하게 됐고, 이는 HOK가 거대하고 근접하기 힘든 회사라는 외부의 고정관념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소셜미디어의 다양한 툴을 활용한 이런 활동들은 ‘대기업 HOK’란 외부의 시선을 ‘창의적인 사람들 HOK’로 바꾸는 데 기여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소셜미디어 콘텐츠 매니저’ ‘소셜 고객 서비스 전략가’ ‘소셜미디어 리크루터’ ‘소셜미디어 에반젤리스트’ 등으로 불리는 인재들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기업이 찾는 인재상은 신규 고객이나 유능한 직원의 유치, 신제품·서비스 개발 지원 및 적극적인 고객 커뮤니티 구축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인력 발굴과 더불어 기업 내 소셜미디어 활용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할 기존 직원들의 능력과 기술의 향상도 필요해졌다. 기존 직원들도 소셜미디어 자료와 기업 내부 자료의 통합 업무가 가능해야 하며, 소셜미디어 도입 이후 더욱 절실해진 기업 내부 부서 간 협업 관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최고경영자부터 변해야

기업이 소셜미디어와 관련된 중대 변화를 계획할 때는 먼저 최고 지위에 있는 사람이 소셜미디어의 성공에 개인적인 관심을 가져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인터넷 시대의 대표적 리더 잭 웰치가 그 사례다. GE의 CEO였던 웰치는 인터넷이 GE의 비즈니스에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모든 경영진에게 25세 미만의 직원을 인터넷 멘토로 삼도록 강권했다.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부상한 현재, GE가 인터넷을 받아들일 때와 같은 방식을 소셜미디어에도 적용해야 한다.

그 다음 순서로, 최고경영자는 소셜미디어 전략가를 지정해 기업이 업무 부서 전반에서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할 것이냐에 대한 비전을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셜미디어 전략가는 최고정보책임자(CIO)와 애플리케이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는 수익 향상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새로운 사업 기회를, CEO 및 인사 책임자와는 기업 설계 문제를 막힘 없이 논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전략가는 기업 전반에 널리 미치는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을 이해하며 기업의 소셜미디어 기능을 확장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물색하는 개척자와 같은 존재다. 소셜미디어 전략가의 업무 분야는 마케팅 전략이 아닌 운영 전략이다. 기업에서 창출한 비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정기적으로 갱신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전략가의 역할이다.

소셜미디어 전략가 지정 후 업무와 팀을 재설계할 때는 각 업무에 필요한 능력과 동원 가능한 인재 풀을 고려해야 한다. 또 새로운 체계가 기존 기업 문화에서 작동하는지 시험해보는 일도 중요하다. 작동이 원활하지 않다면 새로운 행동 양식이 일상화되도록 기업 문화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업을 설계하고 적용하는 일은 다양한 기업 구성원들에게 고통스러울 수 있다.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의지와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내부 변화에 대한 저항으로 기업 설계가 진행되는 동안 유야무야되거나 완전히 중단될 수도 있다.

#소셜미디어 관련 핵심 직책 세가지

소셜미디어에 따른 기업 변화는 기업 내 모든 직원에게 적용되지만, 소셜미디어가 획기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직책이 몇 가지 있다. 그 직책을 가진 직원은 변화에 누구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혁신적인 매체를 활용할 줄 아는 매우 창의적인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기업의 소셜미디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홍보 마케팅 분야의 직책이다. 브랜드 매니저는 자사 제품에 대한 긍정적 입소문을 증폭시키기 위해, 또는 부정적 입소문을 무마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내의 영향력 행사자를 파악하고 그들을 포섭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마케팅 전문가는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창구들에 대한 검색엔진 최적화 능력과 한계를 이해하며 소셜미디어상의 매력적인 콘텐츠를 활용, 자사 웹사이트의 트래픽을 끌어올려야 한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관건은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며, 페이스북 커넥트 같은 기술을 통한 매우 강력한 방식으로 목표화·개인화할 수 있다. 이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을 경험하고 익히는 것이 마케팅 전문가에게 매우 중요해졌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또다른 직책은 제품 매니저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수익성 있는 제품 개발이 관건인데, 소셜미디어 등장 전까지 제품 매니저는 설문 등 고객 리서치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비자였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얻을 기회가 생겼고,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고객 서비스 직원에게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고객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들에게는 소셜미디어로부터 받은 새로운 고객 정보를 서비스에 참조할 수 있는 재교육이 절실하다.

소셜미디어는 개인정보, 지식 재산권, 상표권 침해, 사업 기밀 등 새로운 법률 관련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기업의 법무팀은 소셜미디어 법률 자문으로서 직원의 소셜미디어 참여에 대한 전략을 설정하고, 기업의 리스크 관리와 소셜미디어 포스팅에 대응할 경우 속도와 대응방법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전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 수립을 위한 세가지 단계

소셜미디어가 등장하며 직원들은 자신의 의도와 관계 없이 회사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역할을 맡게 됐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고 있는 회사도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어느 때든 자기 회사에 관해 의견을 남길 수 있으며, 업무에 관한 트윗을 보내거나 상사에 대한 생각을 소셜미디어로 나눌 수 있다. 그 결과 모든 직원이 시장과의 접점이 됐다. 회사의 평판에 해를 끼치거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일종의 대변인이 된 셈이다.

따라서 기업은 직원이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는 데 지켜야 할 선을 확실히 알려주는 강력한 소셜미디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은 전략을 통해 직원이 소셜미디어를 올바르게 사용해 회사를 홍보하고 차별화할 수 있도록 격려함은 물론, 권한위임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업의 소셜미디어 전략은 대체로 아래의 세 가지 단계를 거쳐 진화한다.

먼저, 대부분의 기업은 처음 소셜미디어 전략을 수립할 때 회사를 위험에서 보호하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때문에 초기 단계의 전략은 다른 분야 다른 회사의 전략과 이름만 바꿔 써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다. 이 단계의 기업에서는 직원이 규정을 어기지 않도록 직장에서 직원의 소셜미디어 접속을 원천봉쇄하는 경우가 많다.

CEO여, 잭 웰치처럼 말단 직원에 '소셜미디어 멘토' 맡겨라
하지만 초기 전략 수립 단계를 거친 기업은 자사만의 목표, 문화, 사업 절차에 맞는 고유의 소셜미디어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 진입한다. 이 단계에서는 소셜미디어 활용을 통해 기업 가치를 탐색하거나 직원이 스스로를 보호하게 도와줄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소셜미디어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법을 터득한 기업들이 펼치는 전략으로, 기업은 직원들이 회사를 차별화해 홍보할 수 있도록 돕는 사려 깊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앞서가는 기업이라면 소셜미디어 전략을 활용해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그런 회사들은 다른 기업들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게 직원들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운다.

김석태 <액센츄어 경영 컨설팅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