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코스피지수는 저가 매수세와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1% 이상 하락, 2000선 초반으로 후퇴했다. 외국인은 장 막판 매도 규모를 줄여 142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5거래일만에 '팔자'로 전환했다. 기관은 7거래일째 매도 기조를 유지하며 2422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전기전자, 증권, 화학, 운수장비 등이 1~2% 떨어졌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3% 이상 미끄러졌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고용·주택 지표 호조에 소폭 상승한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청구건수는 전주와 같은 35만1000건을 기록했으나 시장 예상치는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미국 주택가격은 0.7% 올랐다. 다만 유럽집행위원회(EC)는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0.5%에서 마이너스(-) 0.3%로 하향 조정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날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크지 않아 아직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29일 유럽중앙은행(ECB)의 2차 3년 만기대출(LTRO) 시행이 예정돼 있고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도 점차 증가해 전반적인 유동성 여건은 아직 양호하다"라며 "외국인 수급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유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유가가 오르면 한국 경제가 둔화될 우려가 있긴 하지만 고유가가 반드시 주가의 약세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상품 가격과 주가가 동시에 강세를 보인 사례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여전히 업종별로는 순환매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지수가 횡보하는 동안 상승폭이 적었던 업종들을 단기적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라며 "추가 상승 여력과 가격매력도를 고루 갖추고 있는 은행, 건설, 정유, 자동차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은 전날 5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섰지만 삼성전자 등 정보통신(IT) 업종을 집중 매도했고 자동차, 철강, 건설 업종 등에 대해서는 소폭이지만 순매수세를 보여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이 갑자기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단기 상승 이후 외국인 차익실현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데, 다른 업종들의 하락률은 크지 않아 코스피지수 전체로 보면 단기 지수 상승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IT, 화학 업종 하락은 매수기회로 봐야 하며 지수 정체국면에서는 유통, 중국 관련 소비주, 자원개발, 섬유 업종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국내 대기 매수세를 보았을 때 매도 보다는 매수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투자 주체들이 더 많은 상황"이라며 "이미 현금비중을 늘린 투자자라면 좀더 관망해도 큰 무리는 없겠지만 주식 보유 비중이 높은 투자자는 주식 비중을 급하게 줄일 필요는 없다"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