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가 개인 슈퍼를 대상으로 한 가맹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인 슈퍼를 롯데슈퍼 가맹점으로 전환시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런 점포 수가 최근 50개를 넘어섰다. 이 회사는 또 균일가숍 형태의 새로운 점포 모델인 ‘마켓999’도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규제 강화로 직영점 출점이 힘들어지자 소형 가맹점 사업 강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롯데슈퍼의 가맹점 수는 2월 말 현재 54개로 작년 초의 20개에서 34개 증가했다. 반면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같은 기간 가맹점이 25개에서 34개로 9개 늘어나고, GS수퍼마켓은 17개에서 22개로 5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들 SSM ‘빅3’의 가맹점 수는 작년 초만 해도 비슷했으나 최근 1년 새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는 롯데슈퍼 가맹모델이 개인 슈퍼 전환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데다 2010년 말 개정된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의 사업조정 규제를 받지 않아 점포 확장에 유리하게 작용해서다.

개정 상생법은 직영점뿐 아니라 가맹본부가 점포 비용의 51% 이상을 투자한 가맹점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롯데슈퍼 가맹점은 기존 개인 슈퍼를 전환시키는 완전 가맹 모델로, 점포 비용은 점주가 원래 부담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업조정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반면 홈플러스와 GS는 출점비용의 80% 이상을 가맹본부가 부담하는 위탁 가맹 모델로 사업을 벌였다. 이들 두 회사는 개정 상생법 시행 이후 규제를 받지 않는 가맹 모델을 들고 나왔지만 롯데슈퍼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사업 초기 가맹점으로 전환한 점포들이 이전보다 매출이 최대 150% 늘어나는 등 성공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가맹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롯데슈퍼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마켓999’ 가맹사업을 위한 정보공개서를 등록했다. 2009년 6월 서울 신촌역 인근에 1호점을 낸 ‘마켓999’는 균일가숍과 편의점, 슈퍼마켓을 혼합한 모델로 상품 구색에서는 슈퍼마켓에 가깝다. 매장면적은 165~250㎡로 편의점보다 크고 SSM보다 작다. 점포 수는 2009년 말 6개에서 2010년 말 22개, 지금은 55개로 급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점포가 증가하면서 가맹점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2년 넘게 운영하면서 사업이 안정권에 접어들어 가맹사업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