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ㆍ회계ㆍ마케팅, 혼자 도맡아 하다 곳곳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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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오디세이…실패에서 배운다 (4) 1인 창업,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지원 늘자 창업 급증
동업보다 실패 확률 높아
팀 만들어 역할 분담해야
정부지원 늘자 창업 급증
동업보다 실패 확률 높아
팀 만들어 역할 분담해야
“1인 창업에 나서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저는 희망을 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 신년사를 통해 했던 말이다. 정부는 1인 창업이 일자리 창출과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보급되고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수요가 커지면서 1인 기업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1인 창업 열풍을 다소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혼자서 개발, 경영, 마케팅 등의 일을 도맡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의 한 투자심사역은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지만 실패 확률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업고 폭증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 숫자는 2009년 20만3000여곳에서 2010년 23만5000여곳으로 15.7% 늘어났다. 2015년까지는 30만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도 각종 정책을 내놓으며 1인 창업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중기청은 전용기금 5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전용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창업도 쉬워졌다.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나 구글마켓에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창업한 사람의 대다수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토로한다.
소셜마케팅 업체 다솔인의 이종범 대표(34)는 2010년 1인 창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순조로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콘텐츠 제작과 영업, 섭외 등의 업무를 모두 혼자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곳곳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더 이상 사업을 꾸려나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직원 몇 명을 고용해 일반 사업체로 변신할 수밖에 없었다.
◆“실패 확률 줄이려면 팀 짜라”
벤처업계 기업인들은 현실적으로 1인 창업보다는 2명 이상의 동업자를 찾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아무리 개인 역량이 뛰어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단발성, 소규모 사업이라면 1인 창업도 상관없다”면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최소한 경영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 3명 이상으로 팀을 꾸려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만든 박종환 록앤올 대표 역시 “대학 동기와 함께 창업하면서 개발과 경영 등 업무 영역을 나눴다”며 “한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완해줄 수 있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팀을 꾸릴 경우에는 또 다른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지만 사업의 효율성과 확장성,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팀의 장점이 훨씬 크다는 것. 패스트트랙 아시아의 김범섭 기술총괄이사는 “혼자 시도하는 벤처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역할 분담이 잘 돼 있는 팀을 찾아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승우/고은이 기자 leeswoo@hankyung.com
■ 1인 창조기업
지난해 10월5일 시행된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이 상시근로자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식서비스업,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자’를 일컫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연초 신년사를 통해 했던 말이다. 정부는 1인 창업이 일자리 창출과 청년 실업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보급되고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수요가 커지면서 1인 기업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1인 창업 열풍을 다소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혼자서 개발, 경영, 마케팅 등의 일을 도맡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코오롱인베스트먼트의 한 투자심사역은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지만 실패 확률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업고 폭증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1인 창조기업 숫자는 2009년 20만3000여곳에서 2010년 23만5000여곳으로 15.7% 늘어났다. 2015년까지는 30만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도 각종 정책을 내놓으며 1인 창업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원 근거를 마련했고 중기청은 전용기금 5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전용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창업도 쉬워졌다.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나 구글마켓에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창업한 사람의 대다수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토로한다.
소셜마케팅 업체 다솔인의 이종범 대표(34)는 2010년 1인 창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순조로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콘텐츠 제작과 영업, 섭외 등의 업무를 모두 혼자서 처리하는 과정에서 곳곳에 구멍이 났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더 이상 사업을 꾸려나가기 힘들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직원 몇 명을 고용해 일반 사업체로 변신할 수밖에 없었다.
◆“실패 확률 줄이려면 팀 짜라”
벤처업계 기업인들은 현실적으로 1인 창업보다는 2명 이상의 동업자를 찾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아무리 개인 역량이 뛰어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단발성, 소규모 사업이라면 1인 창업도 상관없다”면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최소한 경영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 3명 이상으로 팀을 꾸려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만든 박종환 록앤올 대표 역시 “대학 동기와 함께 창업하면서 개발과 경영 등 업무 영역을 나눴다”며 “한 사람이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보완해줄 수 있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팀을 꾸릴 경우에는 또 다른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지만 사업의 효율성과 확장성, 실수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팀의 장점이 훨씬 크다는 것. 패스트트랙 아시아의 김범섭 기술총괄이사는 “혼자 시도하는 벤처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역할 분담이 잘 돼 있는 팀을 찾아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승우/고은이 기자 leeswoo@hankyung.com
■ 1인 창조기업
지난해 10월5일 시행된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이 상시근로자 없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지식서비스업,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자’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