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유가가 급등했지만 수입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환율효과가 고유가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월 수출입물가’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대부분 달러화인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는 2.6%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로 환산되는 수입물가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박연숙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유가가 올랐지만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 환산 수입물가의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 기간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1월 109달러5센트에서 2월 116달러2센트로 6.1% 상승했지만 원·달러 환율 평균은 1월 1145원85전에서 2월 1123원35전으로 2.0% 하락(원화가치 절상)했다. 품목별로는 원자재가 1.8% 올랐지만 중간재와 자본재는 각각 0.3%와 1.9% 떨어졌다.

환율이 수입물가에 미치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외환시장에선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점진적 환율 하락을 용인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환율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한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