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 "좌파 우파 모두 복지 포퓰리즘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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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무엇을 …' 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반대했지만 국회 비준까지 한 상태에서 폐기는 말이 안 됩니다. 이제는 FTA로 인한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49·사진)는 19일 신간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부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농업, 제약, 소매업 등 FTA로 인해 예상되는 희생자들의 기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장 교수가 《쾌도난마 한국경제》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 장 교수는 “복지 논의를 제대로 하려면 복지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며 ‘공동구매’ 개념을 제시했다.
“복지는 돈 많은 사람에게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들 생각하는데 아닙니다. 누구나 필요한 탁아, 의료, 노후 대비 등을 지금처럼 개개인이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돈을 내 공동구매해서 가격을 낮추고, 질은 끌어올리자는 겁니다.”
장 교수는 복지국가와 관련해 “세금의 개념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범위하게 복지국가를 운영하려면 온 국민이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부자 몇몇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세금은 정부에서 빼앗는 게 아니죠. 부담이 아니라 더 많은 혜택을 얻는 겁니다. 정부가 일괄 공동구매해 되돌려주는 것이니까요. 당장은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할 겁니다.”
그는 “좌파 우파 모두 복지 포퓰리즘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대기업 개혁 논의와 관련해서는 “그냥 대기업은 나쁘다, 재벌은 더 나쁘다고만 하면 안 된다”며 “장점은 키우고 문제점은 고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대기업의 해악을 막는 방법을 논의해야 합니다. 재벌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재벌이 다각화 혹은 문어발 경영을 한다고 욕하는데, 사실 아파트 짓던 현대가 자동차로, 양복지 만들던 삼성이 전자로 문어발을 뻗었기 때문에 지금의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있는 겁니다. 현대자동차가 너무 커서 문제를 일으키니 10개 기업으로 조각낸다고 하면 한국의 경제 문제가 해결될까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49·사진)는 19일 신간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부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농업, 제약, 소매업 등 FTA로 인해 예상되는 희생자들의 기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는 장 교수가 《쾌도난마 한국경제》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 장 교수는 “복지 논의를 제대로 하려면 복지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며 ‘공동구매’ 개념을 제시했다.
“복지는 돈 많은 사람에게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들 생각하는데 아닙니다. 누구나 필요한 탁아, 의료, 노후 대비 등을 지금처럼 개개인이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돈을 내 공동구매해서 가격을 낮추고, 질은 끌어올리자는 겁니다.”
장 교수는 복지국가와 관련해 “세금의 개념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범위하게 복지국가를 운영하려면 온 국민이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부자 몇몇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세금은 정부에서 빼앗는 게 아니죠. 부담이 아니라 더 많은 혜택을 얻는 겁니다. 정부가 일괄 공동구매해 되돌려주는 것이니까요. 당장은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할 겁니다.”
그는 “좌파 우파 모두 복지 포퓰리즘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대기업 개혁 논의와 관련해서는 “그냥 대기업은 나쁘다, 재벌은 더 나쁘다고만 하면 안 된다”며 “장점은 키우고 문제점은 고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대기업의 해악을 막는 방법을 논의해야 합니다. 재벌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재벌이 다각화 혹은 문어발 경영을 한다고 욕하는데, 사실 아파트 짓던 현대가 자동차로, 양복지 만들던 삼성이 전자로 문어발을 뻗었기 때문에 지금의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있는 겁니다. 현대자동차가 너무 커서 문제를 일으키니 10개 기업으로 조각낸다고 하면 한국의 경제 문제가 해결될까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