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주위해 50조 푼다
애플이 향후 3년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450억달러(50조원)를 사용키로 했다. 애플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것은 1995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애플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분기별로 주당 2.65달러를 배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향후 3년간 자사주 매입에 1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피터 오펜하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3년간 450억달러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간 배당금은 35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설명이다. 배당은 2012 회계연도 4분기(7~9월)부터 시작되며 자사주 매입은 오는 9월30일 시작되는 2013 회계연도부터 실시된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위한 자금 투입에도 우리는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으며 기존 전략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뉴아이패드 등을 통해 앞으로도 충분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팀 쿡 CEO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배당은 애플이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전 CEO 스티브 잡스의 “배당보다 회사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철학 때문에 1995년 이후 한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잡스가 사망한 뒤 6개월이 채 안 돼 시장의 요구에 따라 배당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애플의 지분을 보유한 연기금 등은 그동안 애플에 지속적으로 배당을 요구해 왔다. 허핑턴포스트는 “애플의 배당실시로 가치 펀드와 배당주 펀드가 새롭게 애플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며 “수요 기반이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