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잃어가는 다이아몬드 사업…리오틴토도 손 뗀다
글로벌 광산업체들이 다이아몬드 사업을 잇따라 포기하고 있다.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이아몬드 광산업계 3위 업체인 리오틴토가 다이아몬드 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철광석이나 구리, 우라늄 등 다른 원자재 사업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리 캐니언 슬래니 리오틴토 다이아몬드·미네랄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성 악화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리오틴토는 보유 중인 호주 아가일, 캐나다 디아빅, 짐바브웨 무로와 등 세 곳의 다이아몬드 광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리오틴토의 다이아몬드 사업부문이 최대 24억달러에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오틴토 외에도 글로벌 광산업체들이 잇따라 다이아몬드 사업에서 철수 중이다. 호주 BHP빌리턴은 최근 캐나다의 에카티 광산을 매물로 내놨다. 한때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90% 이상을 공급했던 드비어스의 소유주 오펜하이머 가문은 지난 2월 지분 40%를 51억달러에 글로벌 광산회사인 앵글로아메리칸에 넘겼다.

다이아몬드 부문을 처분하는 것은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주된 수요처인 미국 유럽 일본의 불황으로 작년 8월 이후 다이아몬드값은 급락세다. 중국 인도 등지에서 장식용 다이아몬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전 세계 다이아몬드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미만인 것으로 분석된다. WSJ는 “중국에서 다이아몬드 소비가 늘고 있지만 아직 가격 상승세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작년 리오틴토 다이아몬드 사업부문의 수익은 전년 대비 약 86% 급감했다.

광산업체들은 농산물, 광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펜하이머 가문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공동으로 조인트 벤처를 설립, 아프리카의 농업·소비재 부문과 일부 광업 부문에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는 러시아의 알로사다. 작년 시장점유율은 24%다. 드비어스가 21%, 리오틴토와 BHP빌리턴이 7%씩 차지했다. 리오틴토의 작년 생산량은 1170만캐럿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