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총 200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원전 5·6호기 건설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고리 원전 1호기 사고에도 한국형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28일 정상회담을 갖고 ‘베트남 원전 개발을 위한 추가 협력 약정’을 체결했다. 이 약정은 작년 지식경제부와 베트남 산업무역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한국형 원전(APR-1400) 도입 연구의 후속 조치다.

양국은 앞으로 1년간 원전 규격과 후보 부지를 검토하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문재도 지경부 산업자원협력실장은 “베트남 추가 원전 개발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얻은 것”이라며 “예비 타당성 조사 후 베트남 국회 승인이 떨어지면 한국의 원전 수주가 최종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30년까지 100만㎾급 원전 10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원전 1·2호기는 2009년 러시아가, 3·4호기는 2010년 일본이 각각 사업권을 따냈다. 한국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원전 5·6호기는 2022년 준공 예정이다. 사업비는 건설공사 부문만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원전 설비 운영지원 사업에 참여하면 총 수주 금액은 20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약정 체결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4기 수출 이후 주춤했던 한국형 원전 수출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는 지난달 전력판매 단가 등에 대한 이견으로 2010년 이후 중단한 터키와의 원전 수출 협상을 재개하는 등 추가 원전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