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佛 "비축油 방출할 것"…유가 상승세 '주춤'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전략 비축유를 방출해 유가를 안정시키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르몽드 등 주요 외신은 28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글로벌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공동으로 방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릭 베송 프랑스 에너지장관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 에너지장관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는 전략비축유를 방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비축유를 푸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송 장관은 “전략비축유 방출과 관련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발언도 덧붙였다. 앞서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위해 미국, 영국 등과 전략비축유 방출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필립 뢰슬러 독일 경제장관은 “프랑스 등 3개국이 전략비축유 방출에 공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하지만 독일은 아직 이 같은 조치에 동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베송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영국이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방출 방안에 발을 맞추는 가운데 프랑스까지 가세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3개국이 유가 안정을 위해 공조키로 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브렌트유 가격은 전일 대비 1.21달러 떨어진 배럴당 124.33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격도 배럴당 76센트 하락한 106.57달러에 거래됐다. 5월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99센트 떨어진 124.55달러였다.

앞서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핵개발 사태 등으로 글로벌 유가 급등세가 이어지자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안정시키겠다며 미국에 대한 원유 수출을 늘리고 폐쇄했던 유전에서 생산을 재개키로 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원유시장에서 원유 현물가는 급등했지만 선물가격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원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20달러 이상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2018년 12월물 선물 가격은 94달러에서 95달러로 1달러만 올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