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종북(從北)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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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반면 치명적이진 않으면서 사망자는 많은 전염병이 있다. 결핵이 그렇다. 법정전염병 79종 중 사망자가 제일 많다.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잔망스런 소녀도 결핵으로 죽었다. 증상이 감기 몸살과 비슷해 경계심이 느슨한 탓이다. 환자가 걸린 줄도 모르고 돌아다녀 전파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경계 안 해 퍼진 정신의 전염병
국내에만 존재하는 정신의 전염병이 있다. 바로 종북(從北)이다. 남파간첩이 에볼라라면, 자생적 종북은 결핵과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후진국병인 결핵처럼 종북도 한때 유행하다 절로 사라질 것으로 봤다. 남북한 경제격차는 30배나 되는 판이다. 하지만 종북 세력은 북한에 대해 듣기 싫은 정보는 철저히 차단하는 ‘바보의 벽’을 쌓았다. 여전히 광신도처럼 북한을 맹종한다.
종북세력은 입으로는 반독재 인권 반핵 복지 등 듣기 좋은 소리만 한다. 물론 남한에만 들이대는 잣대다. 북한 핵개발, 탈북자 인권, 천안함·연평도 도발에는 철저히 침묵한다. 대신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 등에는 결사반대다. 소위 민족해방에 장애물로 여기기 때문이다. 종북은 MB정권의 실정을 틈타 절호의 배양 환경을 맞았다. 반(反)MB 깃발을 꽂고 세력을 불려 총선이 급한 제1야당까지 움직일 정도가 됐다.
6·25 북침설 믿는지 물어봐야
북한전문가인 하태경 새누리당 후보가 이씨의 종북 전력에 대해 문제 삼자, 진보당은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라며 발끈했다. 3대 세습에 눈감는 것이야말로 시대착오라는 비판에 직면했던 차에 총리실 사찰 사건이 터졌다. 4·11 총선을 불과 1주일 앞둬 또 두루뭉술 넘어갈 판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종북 문제를 확실히 가려내야 한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아닌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을 뽑는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종북 감별법이 있다. 의심가는 이들에게 세 가지만 물어보면 된다. 첫째 6·25가 남침인가 북침인가. 둘째 북한 3대 세습을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셋째 종북을 버렸음을 공개적으로 밝히겠는가 말겠는가. 잊지 말 것이 또 있다. 이정희 대표가 “(6·25 남침 여부를) 나중에 답하겠다”고 했으니 총선 전에 다시 물어봐야 한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