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해외 명품으로 꼽히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이 지난해 국내에서 4973억원,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가 2959억원 등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소비경기가 한풀 꺾였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0% 안팎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루이비통이 11.5%, 구찌는 15.5%에 달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루이비통코리아는 전년보다 16.4% 증가한 4973억원의 매출을 올려 ‘명품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국내에 들어온 패션 명품 가운데 면세점 매출을 빼고도 5000억원에 육박한 건 루이비통이 처음이다. 부루벨코리아에서 취급하는 면세점 매출을 포함하면 7000억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574억원, 4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구찌그룹코리아도 전년보다 8.4% 증가한 295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구찌는 물론 이브생로랑 부셰론 등을 합친 규모다.

페라가모 보테가베네타 에르메네질도제냐 토즈 펜디 롤렉스 등 주요 명품들도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페라가모코리아 매출은 지난해 972억원으로 전년보다 18.5% 증가했다. 보테가베네타코리아는 21.3% 증가한 441억원, 에르메네질도제냐코리아는 16.1% 늘어난 383억원을 기록했다.

시계·보석 부문에선 불가리가 선전했다. 불가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63억원으로 전년보다 33.2% 급증했다. 결혼 예물로 불가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계의 전통 강호’로 꼽히는 한국로렉스는 지난해 720억원으로 전년보다 28.6% 증가했다. 시계 판매상(딜러)에게 판매하는 원가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유럽 명품 업체들이 국내에서 꾸준한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에는 여전히 인색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2억11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0.04%에 불과했다. 구찌는 5600만원으로 0.02%, 페라가모는 2900만원으로 0.03%였다. 롤렉스는 3700만원으로 0.08%였고 에르메네질도제냐는 260만원(0.007%)에 그쳤다.

토즈는 매장 확대와 직원 고용 등 지출이 많아 지난해 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본사 차원의 기부정책에 힘입어 매출(160억원)의 0.28%인 4500만원을 국내에 기부했다. 김수림 토즈코리아 마케팅팀 차장은 “작년에 본사 소속 직원이 네 배로 늘고 매장도 두 군데 더 내는 등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영업적자 규모가 커졌다”며 “본사 차원에서 전 세계적으로 연 2회 전 제품을 10% 할인하고 세일 매출의 일부를 기부하는 문화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임현우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