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단속 '풍선 효과'…대대적 적발에 정품 수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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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이 오르는데도 국내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것은 정부의 ‘가짜 휘발유’ 단속이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짜 휘발유란 정유회사가 생산한 정상적인 휘발유에 벤젠 등 화합물(용제)을 첨가한 휘발유다. 전문기술 없이도 손쉽게 제조가 가능하고 정상 제품보다 판매 마진이 크게 남는다.
가짜 휘발유는 그러나 폭발사고 위험이 높고 실주행연비도 떨어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단속 대상이다. 정부는 가짜 휘발유 판매소에서 발생하는 탈세액만 연간 약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석유관리원은 올해를 ‘가짜석유 근절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1월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가짜휘발유를 만드는 벤젠 등 용제 소비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용제 소비량은 18만8000배럴로 전달보다 9.6%(2만배럴 상당)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9000배럴이었던 것에서 32.5% 급감한 수치다.
정부는 이렇게 줄어든 용제가 가짜휘발유 생산에 덜 들어가면서 ‘진짜’휘발유 소비가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겉으로 보면 휘발유 소비규모는 비슷한데 ‘가짜’가 ‘진짜’로 옮겨가면서 통계적으로 일정 부분 착시가 발생했다는 얘기다. 문신학 지식경제부 석유산업과장은 “용제가 가짜 휘발유에 약 70% 혼합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짜 휘발유 소비가 정상 휘발유로 옮겨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