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법인화 ‘가닥'

25일 이사회서 합의, 인적 쇄신 거쳐 이르면 8월 출범



지휘자와 단원들의 갈등으로 2개월 넘게 파행운영돼온 KBS교향악단이 재단법인화된다.

KBS경영진과 이사회(이사장 손병두)는 25일 이사회에서 KBS교향악단을 재단법인화하기로 합의했다. 법인화를 위해 해산에 가까운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

KBS 관계자는 “2005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법인화 시도가 있었으나 오늘처럼 만장일치로 의견이 모아진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교향악단의 법인화는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서울시향(예술감독 정명훈)의 모델을 따르는 것이다. 법인화와 동시에 악단 행정 전문가와 재원 다각화, 단원들의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이번 법인화 방안이 새 지휘자 영입을 포함한 새 출발을 전제로 하고 있어 단원들의 반발도 예상되지만 법인화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S교향악단의 한 단원은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 국립교향악단을 아웃소싱하는 것은 수신료를 받지 않겠다는 논리와 같다”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KBS노조도 이날 이사회에 앞서 ‘조합원의 아웃소싱 시도라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교향악단 아웃소싱 절차를 밟으면 사측과 사생결단의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KBS교향악단은 지난달 8일 이후 정기연주회와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참가 등이 줄줄이 취소했으며 단원 무더기 징계(71명)로 갈등을 빚어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